나의 꿈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by 박은석


한창 사춘기의 절정에 이른 아들과 단 둘이 저녁에 집에 남았다.

어떻게든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데 뭐 먹고 싶은 게 있냐고 물었다.

당연히 고개만 젓는다.

먹고 싶은 게 없다는 표시다.

그러나 한 번 고개 저었다고 해서 정말 먹고 싶은 게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는 배고프지 않냐고 물어보았다.

역시 고개를 저었다.

배고프지 않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다.

얼굴 표정이 배고프다고 하고 있다.

이럴 때는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아야 한다.

“밥 줄까?”

무표정한 얼굴로 당연히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물어보기로 했다.

“치킨 먹을래?”

순간 아들의 입꼬리가 올라가고 고개를 힘껏 끄덕거린다.

메뉴를 정하라니까 검색하지도 않고 어느 치킨집의 무슨 메뉴를 단박에 댄다.

먹고 싶은 게 없다는 것도, 배고프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었다.

먹고 싶은 것을 딱히 정하지 못했던 것이다.




꿈이 뭐냐고 물으면 우물쭈물하면서 대답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능청 떨며 ‘내 꿈이 뭐였더라?’ 머리를 긁적이기도 한다.

꿈이 없었던 것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정말 원하는 꿈이 무엇인지 딱히 떠오르지 않았을 뿐이다.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기 때문에 쉽게 꺼내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꿈을 이야기하면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 무엇이라 하지 않을까?' 고민을 하다 보니까 마치 꿈이 없는 것처럼, 꿈을 잊은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아빠에게 치킨을 먹고 싶다고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 어제도 먹었는데, 매일 몸에 안 좋은 것만 먹는다고 하실까? 돈 없다고 하실까?’ 이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하니, 차라리 먹고 싶은 게 없다며, 배고프지 않다며 아빠에게 선택권을 넘기는 아들의 심리와 같다.

그러니까 꿈이 없다고 하는 사람도 사실은 꿈이 없는 게 아니라 꿈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감춰진 나의 꿈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리 어렵지 않다.

일반적으로 꿈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의 테두리 안에 있다.

자기가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굳이 잘하고 싶어서 안달인 사람은 없다.

오히려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은 곤혹이고 괴로움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에라야 자아 만족감도 생기고 성취감도 생기고 꿈이 이루어졌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미술에는 관심도 없고 그림 그리는 것도 전혀 좋아하지 않는 아이가 자신의 꿈을 화가라고 할 리는 만무하다.

오히려 미술 시간에 운동장에 나가서 뛰노는 게 꿈이라고 할 것이다.

컴퓨터 게임에 몰입해 있는 아이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사하라 사막에서의 여행을 꿈꾸지는 않는다.

재미가 없는데 왜 고생하면서 그런 데를 가느냐며 의아해할 것이다.

오히려 자신의 꿈은 컴퓨터 게이머, 유튜버, 프로그램 개발자가 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자기의 꿈이 된다.

손흥민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들이 축구선수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런데 손흥민이 축구를 좋아하니까 결국 축구를 가르치게 되었다고 한다.

그게 손흥민의 꿈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꿈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된다.

신기하게도 사람마다 좋아하는 일이 다 제각각이다.


흔히 부모들은 자신의 꿈을 자녀들에게 주입시키려는 허황된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공부하라고 닦달을 하고 잔소리를 해 댄다.

자기도 그렇게 공부하지 않았으면서도 말이다.

그러나 자녀들이 좋아하는 분야가 부모의 생각과 전혀 다를 수도 있다.

그래서 가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진로 문제로 언쟁이 오가기도 한다.

내 꿈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그게 과연 내가 좋아하는 일인지, 억지로 하게 될 일인지 말이다.

좋아하지 않는 일은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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