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시작이 힘들다.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마음 준비부터 한다. 내 마음이 허락해야 한다. 통과가 필수다. 생각이 많아진다. 머릿속에서 이것저것 따진다. 안정을 먼저 고려한다. 일상에 영향을 주는지 따진다.
변화가 있으면 불안하다. 불편하면 피하고 싶다. 안 되는 이유부터 찾는다. 그 사유 뒤에 숨는다. 틀어 박혀 나오지 않는다. 이러다 결국 그만둔다. 원래 하던 대로 돌아간다.
간혹 다를 때가 있다. 절실함이 생긴다. 안 하면 후회할 듯하다. 머릿속 계산을 생략한다. 놀랄 정도로 추진력이 붙는다. 불안도 감수한다. 우선 시작한다. 내일도, 모레도 한다. 일주일, 한 달, 일 년 뒤에도 여전히 한다. 습관처럼 한다.
운동이 그랬다. 어느덧 5년 됐다. 집에서 근력 운동을 한다. 새벽에 일어난다.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다. 모든 것이 멈춰 있다. 아무도 날 방해하지 않는다. 움직임에만 집중한다. 마음이 평안하다. 다른 생각을 안 한다.
아이 덕분이었다. 갖 태어났을 때였다. 티브이 속 한 아빠를 봤다. 그는 아이 둘을 거뜬히 안고 다녔다. 나와 나이가 비슷했다. 그 몸놀림은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난 그 정도 신체 능력이 없었다. 운동과 거리가 멀었다. 운동 신경이 없었다. 좋은 아빠까지는 바라지 않았다. 적어도 내 아이는 잘 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운동을 시작했다.
의외로 할만했다. 성취감이 컸다. 운동만큼 매일 보람을 느끼는 일이 없었다. 꾸준히 하고 싶어졌다. 일과 육아로 시간이 부족했다. 아이가 자는 시간만 가능했다. 밤이나 새벽 둘 중 하나였다.
일찍 일어나는 게 좋았다. 변수가 적었다. 내 의지만 있으면 됐다. 밤은 아이 취침시간에 따라 영향받았다. 아침이 더 안정적이었다. 미라클 모닝까지는 아니었다. 그때만 유일하게 가능했다. 단지 그 이유뿐이었다.
덕분에 아이를 잘 안고 다녔다. 업기도 했다. 가능한 오랫동안 끼고 다녔다. 지금은 많이 컸다. 안기지 않는 나이이다. 안을 수 없는 크기이다.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줄어 허하다. 그 공간에 운동하는 버릇만 남겨졌다.
관심이 생기니 보이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 운동 여부가 눈에 띄었다. 물어보기도 했다. 운동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없었다. 하더라도 꾸준하지 않았다. 난 높은 목표가 있지 않았다. 특별한 목적도 없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시작했다. 하다 보니 좋아서 계속했다. 루틴이 만들어졌다. 드문 사람이 됐다.
다른 것도 잘할 수 있다. 용기가 솟아난다. 운동이라는 성공 경험이 있다. 똑같이 대입하면 된다. 출발은 쉽지 않다. 자기 검열에 압도되면 안 된다. 멀리 피한다. 미리 간절함을 갖춘다. 그 진심으로 지속 가능한 시간을 만든다. 정해지면 우선 한다.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한다. 이번주와 다음 주도 성공한다. 한 달, 두 달, 일 년을 유지한다.
버티면 길이 보인다. 고칠 부분이 있으면 바꾼다. 전보다 수월해진다. 언젠가 아무도 없는 영역에 도달할 것이다. 그 시점은 알 수 없다. 그냥 계속하는 거다.
꿈이 생겼다. 지금 하는 일과 관련이 없다. 얼토당토않은 희망사항일 수 있다. 그럼에도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눈으로 보고 싶어 뭐라도 한다. 계획을 세운다. 간절함으로 임한다. 희망을 가지고 하루를 해낸다. 웬만하면 거르지 않는다. 뭐라도 붙잡고 놓지 않는다.
달라져 있을 것이다. 점점 눈앞에 보일 것이다. 그 통로는 좁을 것이다. 그래도 날 성취로 인도할 것이다. 미래를 상상하면 설렌다.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이 힘으로 과정을 들긴다. 살아있음을 생생하게 느낀다. 꿈꾸고 반복하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