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가는 가게가 있다. 이른 아침 커피를 사러 가면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따뜻한 인사를 덧붙여 건네는 빵집. 빵을 진열하느라 정신없는 시간에 불쑥 들어가 커피만 사 가지고 나오는 말없는 첫 손님을 늘 환영해 주는 그곳.
회사 근처에 이른 시간에 커피를 살 수 있는 곳은 이 곳뿐이라 월, 화, 수, 목, 금 중에 월, 화, 수, 목, 금 커피를 사러 간다. 단골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말주변 머리 없는 나는 늘 주문을 하고 조용히 스마트폰을 보며 기다릴 뿐이다. 따뜻한 커피 함께 건네는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인사에 번지는 내적 미소를 숨기고 "감사합니다."로 짧게 답한다.
오늘도 여느 때처럼 주문을 하고 스마트폰을 뒤적이고 있는데 주인분이 내가 주문한 것보다 더 커다란 커피를 내미신다. "저희가 내일까지만 영업을 해서요... 더 큰 걸로 드렸어요." "네? 정말요?" 그제야 주변을 둘러보니 5월 25일까지 영업 종료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마음이 스산해진다. 이런저런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붙임성이 멸종된 나는 이번에도 "고맙습니다"라고 밖에 말하지 못했다. 머뭇거리며 문을 나서는데 오늘도 역시나 커피 향보다 향긋한 아침인사가 들린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장사가 잘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코로나 때문일까. 그래도 프랜차이즈인데 영업 종료할 정도로 어려웠던 걸까. 씁쓸한 마음이 밀려온다. 나 혼자 장사가 안 돼서 문 닫는 거라고 단정 지어 버리고 쓸데없는 연민까지 불러일으킨다. 장사하던 부모님의 종종거리던 모습이 겹쳐진다. 그 가게로 생계를 이어갔을 부부와 아이들까지 상상해버리고 만다. 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먹고 산다는 건 참 애타는 일이다.
이제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인사가 담긴 모닝커피는 어디서도 먹을 수 없게 되었다. 내일 아침, 이제 희미한 추억이 될 마지막 커피를 사러 가야지. 빵도 잔뜩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