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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두그린 Oct 24. 2020

시작하기 좋은 날

마음경영 season 1_06

Every day is a good day to start.


인생을 살면서 몇 번의 대변화기가 있다. 외부적 환경에 의해서건 내부의 자각에 의해서건 그 변화의 중심에선 미래에 대한 자기 확신과 굳은 신념이 몸을 일으킨다. 변화는 외부가 아닌 내부로부터 시작된다.

고등학교 2학년 말경이었다. 당시 인문고를 다니고 있었는데, 갑자기 미술이 하고 싶어졌다. 정말 그냥 하고 싶어졌다. 단 한 번도 미술학원을 다녀본 적도 없고, 미술대회에 나가 본 적도 없었다.


어릴 적부터 미술시간이 좋았고, 그림을 곧잘 그리고 만들기를 창의적으로 만들긴 했었다. 그렇다고 특출하게 잘 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미술시간에 나보다 훨씬 잘 그리는 친구도 많았고, 미술선생님의 제안도 없었다)

밥 로스(Bob Ross, 1942-1995), 참 쉽죠? 미국 PBS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The Joy of Painting)으로 1983년부터 1994년까지 방영 "


그냥 순수하게 ‘지금 미술을 선택하지 않으면 평생 살면서 단 한번 후회를 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단지 그 하나의 생각이었다. 내 인생에 후회를 만들지 않고 싶었다.미대를 가야 한다는 생각조차 크게 없었다. 어떠한 학과가 있는지도 몰랐다.(당시 회화, 조각, 디자인 대학이 분야별로 있다는 것도 잘 몰랐다.)

집에 미술을 하겠다고 했고, 허락을 받았다.이제 미술학원을 다녀야 해서 야간자율학습을 빼달라고 해야 했다.


“선생님 저 미술을 시작하려구요.”

“뭐? 지금? 지금 이시기에? 왜?” 담임선생님은 펄쩍 뛰었다.

“선생님 꼭 하고 싶어서요. 그래서 말인데요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미술학원에 가야해요.”

“아니 미술이 얼마나 어려운데, 안 돼.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데, 내 친구도 일본 유학까지 갔다 와서 지금 놀고 있어. 지금 시작하면 대학 못가. 야간자율학습 빼줄 수 없어. 그냥 공부해~.”


너무 답답했다. 자신의 꿈을 찾아가겠다는데, 왜 선생님 본인의 생각을 관철시키려 하는지 이해가 안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선생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공부를 아예 못하는 것도 아니고, 현상유지만 잘 하면 안정적으로 대학을 갈 수 있는데 갑자기 모험을 하겠다고 하니 뜯어 말려야 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선생님은 진짜 허락을 쉽게 안 해주었다. 그로부터 난 한 달간을 매일같이 가서 부탁했다. 아니 나의 설득과 선생님의 설교가 계속되었다.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통찰력 insight.>, 캔버스에 유채, 1936


한 달째 되는 날 정규 수업을 마치고 수돗가에서 발을 씻고 계신 선생님을 찾아갔다.


“선생님! 보내주세요.” 길게 설명도 하지 않았다.

“햐~! 너 증말 끈질기다. 발 좀 씻자. 어휴! 그래 가라 가! 대신 열심히 해야한다.”

“네 선생님. 고맙습니다.”


난 뛸 듯이 기뻤다. 그 시간부로 바로 가방을 싸서 난 학교에서 나왔다. 친구들은 내가 야간자율학습을 빼고 가는 것을 마냥 부러워했다. 그렇게 학교에서 나와 난 친구가 다닌다는 미술학원에 소개를 받고 원장님을 만났다. 미술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고 그날 이후 난 정말 열정적으로 미술에 빠져들었다.


‘후회를 만들지 않는 것, 이것이 내 삶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뒤 나는 내 인생의 또 다른 대변화기를 겪고 있다. 지난 20년 넘게 미술에 빠져들어 예술의 진정성과 가치를 추구했던 내가 이제 경제적 자유로 향하는 길을 가고자 결심을 한 것이다.


내가 추구하고자 한 정신적인 이상향이 순수하게 형이상학의 학문이나 고매한 예술적 가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가능성을 확장시킬 수 있는 것임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자신의 길을 열심히 가면 돈은 따라 올 것이다’라는 말이 참일 수도 있지만 ‘내가 돈이 올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렇게 되게 노력하는 것이 또한 후회를 만들지 않는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바른 방향과 노력을 기울이고 기회를 잘 잡으면 당연히 부자가 될 수 있다. 부자가 된 다음엔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

물질적 풍요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진정한 자신의 꿈이, 바로‘후회하지 않는 삶’이라고 믿는다.


글 | 빨간넥타이 두두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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