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와 생쥐의 속도

마음경영 season 1_11

by 백 곤

코끼리와 생쥐가 경기를 시작한다. 과연 누가 더 빠를까?

성큼성큼 걷는 코끼리와 발 빠르게 돌아다니는 생쥐는 사력을 다해 달리기를 한다. 코끼리가 크니까 보폭이 커서 더 빠를 것이다. 생쥐가 빨리 움직이니까 더 빠르다. 아니, 이건 넌센스 퀴즈로 생쥐가 코끼리 등 위에 올라타서 상대성 이론을 거론하며 재치 있게 승리할 거야. 아니 생쥐가 코끼리 발에 밟혀 코끼리만 결승점에 도달할 거야.


과연 결과는 어떨까? 결론적으로둘의 속도는 똑 같다. 흔히 우리는 크기와 무게를 비교하기 위해 코끼리와 생쥐를 등장시킨다. 진공상태에서 코끼리와 생쥐를 떨어뜨리면 누가 더 빨리 떨어질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한다. 바로 두 상태를 비교하기 위한 기준점을 적용시키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코끼리와 생쥐의 전 생애로 봤을 때 둘은 삶의 속도가 같다. 코끼리는 50~70년을 산다. 그 70년의 삶을 살아가면서 내는 자신의 속도이다. 반면 생쥐는 1~6년을 산다. 자신의 삶 안에서의 속도는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이 온전히 자신만의 속도를 내는 것이다. 코끼리가 더 느려 보이고, 생쥐가 더 빨라 보이는 건 그 둘을 바라보는 인간의 속도 기준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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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체육시간 오래달리기 경주를 했다. 우리 반에 체육부 친구가 있어서 선생님과 반 동료들 모두 그 친구가 1등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결과는 내가 가장 먼저 들어왔다. 당시 5바퀴를 달리는 것이었는데, 체육부 친구가 놀았는지 어쨌는지 천천히 달렸다. 처음에는 다들 힘 있게 뛰기 시작했다. 난 두 번 들이쉬고, 두 번 내 쉬는 복식호흡을 하며 천천히, 그러나 어느 정도의 중상 그룹에는 있었다. (너무 뒤로 쳐지면 선두가 안보여서 따라잡을 수가 없다.)


세 바퀴를 돌면서 나는 조금씩 더 힘을 내기 시작했다. 한 명씩 한 명씩 앞에서 달리는 친구들을 제치고 앞서기 시작했다. 내가 제일 선두로 나왔을 때 나는 조금 더 속도를 내었다. 그리고 마지막 바퀴에서 나는 그 동안 비축한 에너지를 토대로 전력을 다해 달렸다. 내가 결승점에 도달했을 때 선생님은 내가 5바퀴를 마쳤는지 인지하지 못했다. 바로 체육부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남들보다 거의 한 바퀴 더 일찍 들어왔다. 아마 후위그룹을 제체고 들어온 것이라 선두라고 생각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어쨌든 난 내 페이스대로 뛰어 가장 먼저 결승점에 도달했다.



앞서 말한 코끼리와 생쥐의 경주는 토끼와 거북이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거북이를 이기는 것이 목표인 토끼와 결승점에 도달하고자 하는 거북이는 각자 삶이 다르다. 토끼는 거북이를 이기려고, 자신이 훨씬 빠름을 알고 있지만 한 번 더 그 승리감을 느끼기 위해 거북이와 경주를 하는 반면, 거북이는 물 위에서 토끼를 이길 수 없음을 알지만 외롭지 않게 토끼와 동료로 경주하면서 결승점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묵묵히 걸어간 것이다.

이를 반대로 물속에서 경주를 한다면 토끼가 거북이처럼 결승점을 향해 묵묵히 헤엄쳐 갈 수 있을까?


우리는 삶이 다른 존재인데 항상 비교를 한다.가진 것을 비교하고, 크기를 비교하고, 속도를 비교한다. 부자와 가난한자를 비교하고 더 가지기 위해 욕심을 부린다. 남이 가진 것이 더 많아 보이고, 타인이 더 높은 권위를 가진 것 같아 속상해한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다 때가 있다.’라는 말처럼 자신의 삶 안에서 다 때가 있는 것이다.

다만, (나는 운명론자는 아니기에) 그 때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속도를 유의미하게 기록하기 위해서는 열정을 쏟아 붓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살아갈 수도 있다. 큰 생각 없이 편안하게 주어진 틀 안에서 그럭저럭 살아가는 삶을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자신이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자신의 삶 속에서 언제 어느 정도의 속도를 낼 것인지 계획하고 실천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왜냐하면 바로 우리자신이 그 속도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도 경영도, 삶도 마찬가지이다. 자신만의 삶의 방향 속에서 하나씩 하나씩 자신의 목표와 속도를 정하고 자신의 현실에 맞게 꾸준히 실천해가면 될 것이다.


글 | 백 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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