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고루 먹이고 싶은 마음
보라색 음식이 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가지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안은 뭉글뭉글하면서도 겉은 질기고, 특별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밥상에 가지가 올라와도 잘 먹지 않았다. 겨우 한두 조각 입에 댔을까.
여느 날처럼 엄마가 가족들이 즐겨 먹던 애호박전을 해주셨나 보다 하고 잘 먹고 있는데, 엄마는 맛이 어떠냐며 조심스레 물으셨다.
"음… 맛있어."
그러자 엄마는 웃으며 말씀하셨다.
"그거 가지야."
내가 먹고 있던 것이 가지라니!
요즘은 튀긴 가지 요리가 흔하고 인기지만, 그때까지 내가 맛본 가지 요리는 데쳐서 양념한 나물 정도였다. 그런데 가지전은 완전히 달랐다. 기름의 고소함, 야채 특유의 달큼함, 튀김의 바삭함은 애호박전과 비슷하면서도 가장자리 쪽의 서걱함은 덜하고, 안은 더 촉촉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지녔달까.
가지를 기피하는 아이들도 이렇게 가지전을 해주면 잘 먹을 것 같았다.
사실 특별한 요리법을 새로 만들어 낸 건 아니었다. 익숙한 레시피에 가지를 넣었을 뿐인데, 이게 바로 믹스 앤 매치로 잭팟을 터뜨린 맛이랄까.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가지도 변화를 꾀하여 다른 요리법을 적용하니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되는데, 이루지 못한 일들 앞에서 나는 내가 가진 자질이나 사회 시스템, 환경을 탓하며 더 많은 방법을 강구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나의 방법만 존재하는 것이 아닐 텐데, 틀 안에 갇혀 있었던 건 아닐까?
저 멀리 밀어두고 회피하고 있던 일들을 하나씩 떠올려본다.
엄마의 요리 솜씨는 날로 발전하시는데, 아마도 사랑하는 가족에게 더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골고루 잘 먹이고 싶어서가 아닐까.
그렇다면 나 역시 사랑하는 나를 위해, 해내지 못한 것들에 대해 더 많은 궁리와 시도를 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시야를 넓혀 새로운 방법을 하나씩 적용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가지전'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작은 희망이 움트는 하루.
왠지 설렘으로 가슴이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