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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정 Jan 20. 2022

가족이란 이름의 이방인

대학로 공연  <나와 할아버지>



서른아홉 번째 이야기







연극 '나와 할아버지'

혹 상대방의 이야기를 유심히 들어본 적 있을까? 

내 앞에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본 적이 있을까? 

그 사람의 억양은 어떠한지. 그 사람의 말투는 어떠한지. 말꼬리는 어떻게 맺는지. 

그 사람의 말속에는 그 사람의 살아온 인생이 있다. 

내 앞의 누군가의 이야기를 유심히 들어보면 

눈 감고 귀 닫고 알려하지 않았던 이야기가 들려온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처음 본 연극은 아니다. 

이 연극이 다시 무대에 올려진다기에 리뷰를 쓴다는 핑계를 보태 보러 간 작품이었다. 




멜로드라마를 쓰고 싶어 하는 방송대본작가 '준희'

이 연극은 주인공 '준희'가 자신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풀어가는 독특한 시선의 연극이다. 

준이는 멋진 멜로드라마를 쓰고 싶은 공연 대본 작가이지만 

좀처럼 글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준희는 글을 쓰기 위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관찰하기로 한다.

할아버지는 어느 날 준희에게 함께 어디를 다녀오자고 말한다.

때마침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신 할머니는 상태가 위독해지고 

할아버지는 서둘러 할머니의 임종 전에 도착하기 위해 길을 돌아온다. 



준희는 할아버지를 도와주지 말라는 할머니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가 찾고 싶어 하셨던 임순이 할머니를 찾아 나선다.

임순이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그래서 결국 준희는 멋진 멜로드라마를 쓸 수 있었을까?



준희는 함께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함께 하면서 알게 된다. 

이 연극은 너무 늦지 않게 소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열심히 살았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우리가 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어쩌면 소중한 것은 너무 소중해서 차마 말할 수도 꺼내어 볼 수도 없어서 

가슴속 저 바닥 어딘가에 묻어두는지도 모르겠다. 

바보처럼.




연극 <나와 할아버지> 커튼콜



연극 <나와 할아버지>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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