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근래 들어 가장 기억에 남는 맥주를 한 캔 마셨습니다. 좋은 몸 상태로 백신을 맞으려고 접종 전후로 근 일주일 간 금주를 해봤는데요.. 백신 맞은 지 딱 48시간 만에 아기를 재우고 마시는 토요일 오후 낮술이 그렇게 맛있더라고요. (백신 접종후 방역당국의 권장 금주 기간은 1~2일 정도랍니다.)
날도 더워지고 맥주가 땡기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네요. 맥주가 가장 맛있는, 맛있었던 순간은 언제일까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맥주를 마시기 위해 마라톤을 뛴다고 하죠. '생활맥주'에서는 '인생과 맥주는 타이밍'이라는 카피를 사용하기도 했고요.
얼마 전 클럽하우스에서 맥주 좋아하시는 분들과 맥주 타이밍에 대한 수다를 나눠 봤는데 다양한 의견을 듣게 되었습니다. 밥 먹기 귀찮을 때 간단히 들이킨 맥주 한 잔을 이야기해주신 분이 있는가 하면, 치킨이나 피자를 주문해 놓고 기다리면서 마시는 한 모금. 야외에서 고기를 구우면서 마시는 맥주. 해가 쨍쨍한 낮에 물놀이를 마치고 들이키는 시원한 한 캔을 이야기해주신 분도 계셨어요.
대화 통하는 친구들과 마시는 맥주. 농사일을 돕다가 새참으로 마신 맥주. 낯선 공간에서 마시는 맥주 등등등. 맛이라는 것이 굉장히 주관적이긴 하지만 풍경이나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의 기억들이 다들 있으실 것 같아요. 내 몸이 맥주를 간절히 원하는 순간 맛본 쾌감은 맥주 종류나 맛과는 상관없이 최고죠.
혹시, 본인의 최애 맥주 타임, 비어 모먼트는 언제셨을까요? 같이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TMI로 말씀드리자면 제가 마셨던 맥주는 도수가 낮고 시큼하고 짠 고제(Gose)라는 종류의 맥주입니다 (사진 참고). 마침 더운 날씨와 어우러져서 게눈 감추듯 들이키고 나니 세상 행복 별거 없더라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