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독에서 만납니다

처음 쓰는 #요가일기

by PAKi

요가를 하다 보면

약속처럼 쓰이는 말이 있다.


'다운독에서 만납니다.'


그러면 모두가 일제히

정말 '약속'이나 한 듯

두 손바닥을 바닥에 대고

엉덩이를 하늘 높이 추켜올린다.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면

'올 게 왔구나' 내지는

'오늘은 그냥 넘어가나 했네'

하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다운독은

요가에서 많이 쓰이는

필수 자세다.


다운독.

영어로 하면 dawnward facing dog pose.

아도 무카 스바 아사나.

견상자세.

아래로 향한 개 자세라는 뜻이다.


언젠가 개가 기지개를 쭉 켜는 모습을

본 적 있다면

그와 비슷하다고 할 것이다.


손가락은 활짝 펴서 두 손은 바닥을 단단히 짚고

팔을 쭉 뻗어 귀옆에 붙인다.

고개는 숙이되 시선은 허벅지쯤.

어깨는 시원하게 펴 내야 한다.

두 다리는 골반 너비로 벌리고,

배꼽은 끌어당겨 하늘로 붙여내며

무게중심은 발 뒤꿈치로 보낸다.

발 뒤꿈치는 바닥에 닿아있어야 한다.


전신 혈액순환과

척추정렬, 상하체 스트레칭에

좋은 전신 요가 자세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완벽하게 하기 어려운 자세이기도 하다.

나는 부끄럽게도 아직

완벽하게 해내진 못한다.

다리 뒤 쪽 햄스트링이 짧은 탓에

며칠만 쉬어도

발 뒤꿈치가 바닥에 잘 닿지 않는다.

아.. 내가 게을리했구나.

요가에는 거짓말이 없다.


다운독에서

출발하는 자세도 많다.


다운독에서 중심을 낮춰

플랭크, 부장가아사나로 이어지는 순서는

요가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해 봤을 것이다.


내가 요가에 입문하게 된 것도

다운독 자세를 경험하게 되면서부터다.

요가를 잘 몰랐을 때는

그저 유연성이 필요한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운독 자세의

그 팽팽함과 견고함,

그리고 나의 보잘것없는

근력을 스스로 체감한 뒤

요가의 매운맛에 중독되었다고나 할까.


헬스로도 어쩌지 못한

나의 뒷허벅지와 아랫배가

조금씩 탄탄해지다니.


동기부여는 충분했다.


요가야말로 코어의 힘과

근지구력이 없으면 하기 힘든

운동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또한 그것을 요란하지 않게

고요하고 평온하게 다루어내는

그 무드도 참 좋았다.


그래서 그 약속이

내게는 참 중요하다.


다운독에서 만나자는.


그런데 어쩌다 보면

'다운독에서 쉬어갑니다.'

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저기요?

쉬어가자니요..?


수련을 오래 거치면

다운독 자세가

아기자세만큼이나

편하기도 한다는데


나는 그날이

언제 올까나.


약속을 어기지 않고 꾸준히 지키다 보면

내게도 휴식 같은

만남이 한 번쯤은 찾아오겠지.



nama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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