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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랑심 Sep 01. 2022

Ep03. 산부인과 병원 선택-무엇이 중요한가

임신 280일, 두렵고도  설레는 특별한 여행


저번 글에서는 병원 선택과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산부인과 병원 선택과 관련하여 참고할 만한 내용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산부인과에서도 부인과 진료가 아니라 산과 진료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주제가 너무 협소하여 관심이 없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여하튼 오늘은 4가지 정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ㄱ. 외래 진료 병원의 결정

ㄴ. 출산 진료 병원의 결정

ㄷ. 산전 진료 중 병원 변경의 문제

ㄹ. 출산 병원을 포함하여 주요 4개 과목의 병원 현황과 전문의 분포 현황

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산부인과 병원의 결정은 외래 진료를 받는 것이냐 아니면 출산을 위해 입원하는 것이냐에 따라 선택 기준이 다릅니다.

산전 관리를 하는 병원의 선택은 비교적  쉬운 편입니다. 왜냐하면 일단 병원이 많습니다. 외래 진료를 위한 병원을 정하는 것은 따로 원칙은 없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정하던 대형 병원을 정하던 본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시면 됩니다.  병원 결정 시 고려하는 것들은 아마도 다음 몇 가지일 것입니다.

ㄱ. 거리는 적당한가?

ㄴ. 담당 의사가 남자 의사인가 여자 의사인가?

ㄷ. 의사의 출신 학교와 수련 병원은 어디인가?

ㄹ. 젊은 의사인가 나이가 있는 의사인가?


거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초기 임신 때는 자주 병원을 방문해야 하므로 가능하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30분 이내의 병원을 추천합니다. 산부인과 외래 진찰의 경우 초음파 검사를 포함하여 각종 혈액 및 소변 검사가 이루어지는데 거의 대부분 산부인과 병의원은 초음파 검사와 기본적인 혈액, 소변 검사가 가능하며 자궁암 검사 및 질염 검사 등도 가능합니다. 


여자 의사와 남자 의사를 선택하는 문제는 개인의 취향이나 남자 의사인 저로서는 의사는 성별과 관계없이 그냥 의사라고만 생각하고 결정해 주시기를 바라는 편입니다. 제가 산부인과 수련을 하던 때는 산부인과에는 남자 전공의가 대부분이라 제가 수련하던 병원의 경우 수련의사 10명 모두가  남자 의사였습니다. 지금은 산부인과 수련의는  90% 이상이 여자 의사이며 의과 대학생도 반 이상이 여학생입니다.

그렇게 남자 산부인과 의사가 대부분이던 시절에는 남자 의사와 여자 의사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여의사가 대부분인 지금은 굳이 남자 의사를 찾아서 진료 의사로 정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의사의 출신 학교와 수련 병원 문제도 강남 지역의 경우  유명 대학인지 여부를 따지고 지방 같은 경우 그 지역 출신인지를  따지는 편이라고 듣기는 했지만 제 생각에 외래 진료 정도에서는 그리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유명 대학을 나오고 빅 파이브 병원에서 수련을 받았다고 꼭 실력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산부인과 의사의 세부 전공이 산과학인지 아니면 종양학이나 난임 쪽은 아닌지는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의사의 나이 문제에 있어서는 가능하면 40대에서 60대 사이가 가장 무난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20대나 30대로 너무 젊은 의사는 아직 일선의 경험이 적어서 오진의 위험이나 처치에 있어 실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70대 이상의 의사인 경우 지식을 재충전했다면 모르지만 다소 고루한 의학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체력적인 문제도 있어 어떤 처치들의 경우 나이가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출산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

지금까지는 외래 진료 병원의 결정과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출산을 위해 선택하는 병원은 자신은 물론 태아의 안전까지도 달려 있는 문제라서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출산 산부인과를 선택하는 기준은 일반적으로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에 더하여 몇 가지를 추가로 고려해야 합니다.

2개의 필수 항목과 3개의 선택 항목이 있습니다.

필수 항목 중 첫째는 야간 분만을 포함하여 24시간 출산이 가능한 곳인가 여부입니다.

필수 항목 중 둘째는 필요시 언제든 제왕절개 수술이 가능한 곳인가 여부입니다.

그 외 심한 노산,  고도 비만, 내과적 질병 등 기저 질환 보유자 등 고위험 산모일 경우 추가로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내과 의사 등 협진 의사의 조언을 언제든 얻을 수 있는지, 마취과 의사는 상주하고 있는지, 소아 청소년과가 상주하고 인큐베이터를 보유하고 있는지, 혈액은행은 구비하고 있는지 하는 것들이 그런 것들입니다.


--출산 장소는 어디로 할 것인가--

병원의 선택 문제와 관련하여  출산 장소로 고려할 수 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ㄱ. 집

ㄴ. 조산원

ㄷ. 소규모 의원

ㄹ. 분만 전문 병원

ㅁ. 대학 병원

이 장소들은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출산 장소와 관련하여 집에서 낳는 가정 분만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고 병원 출산은 폭력적이고 몰아내야 할 대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가정 분만은 너무 위험해서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있다는 점은 나쁜 점은 아닙니다.


--2020년도 요양 기관 종별 분만 실적--

종별                출산 기관수    실제 기관수    분만 건수          분만 담당 비율

상급 종합병원     41                   42             20463                7.5%

종합병원            85                  319            24665                9.0%

병원                139                 1515          135985               49.8%

총                   518                                 273292               100%


(자료 출처: 건강 보험 심사 평가원 2021년 통계 자료)

다음으로 규모 별로 장단점을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분만 의사 3명 이하의 소규모 의원은  비교적 원장의 재량에 의하여 많은 것이 좌우될 수 있고 결정 과정이 간단하여 임신부들의 여러 요구가 비교적 폭넓게 반영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 소규모 개인 의원이 집 근처에 위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유리하고 경제적인 점에서도 아무래도 대형 병원보다는 저렴한 장점이 있습니다. 


--소규모 의원의 장단점--

반면 소규모 의원이 갖추지 못한 3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마취과 의사가 상주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응급 제왕절개 수술의 경우 마취 초빙 의사를 모셔서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더 걸립니다. 대부분의 경우 일이십 분 정도 더 시간이 걸리는 것은 별 문제가 없지만 간혹 초응급 상황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소아과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기본적인 신생아 처치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아기가 자발 호흡이 없다거나 심한 조산아일 경우 등 소아과 의사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타 병원으로 이송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혈액 공급에 있어서의 문제입니다.

혈액은행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곳에서는 수혈이 필요한 경우 혈액원에서 피를 타다가 수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혈을 하기까지 보통 1시간에서 2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이 시간이 위험할 정도의 대량 출혈은 흔치 않지만 그런 경우 혈액은행의 유무는 임신부에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분만 전문 병원의 장단점--

다음으로 분만 의사 5명에서 10명 전후의 중대형 분만 전문 병원은 분만에 대하여 비교적 체계가 잡힌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다소의 고위험군도 소화가 가능합니다.  대부분 상주 마취과 의사가 있고 상주는 아닌 경우가 많지만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있는 경우도 많아서 아기에 대한 응급조치가 수월한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임신부의 출산이 동시에 이루어지다 보니 개인의 선택에 있어  제한된 점이 있고 무엇보다 임신부 개개인별로 특화된 서비스가 어렵습니다.   개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존중이 미흡하기 때문에  아기 낳는 공장 같다고 느끼시는 분도 있습니다.  또한 소규모 의원과 마찬가지로 혈액은행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출혈에 대한 문제는 소규모 개인 의원과 마찬가지입니다. 


--대학 병원의 장단점--

마지막으로 대학 병원 등 3차 병원은 상주 마취과 의사,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있고 혈액은행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출산과 관련한 산과적 합병증이나 문제에 대하여 가장 안전한 병원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리적 목적이나 방어적  진료가 비교적 적은 장점도 있습니다.

다만 가장 정형화된 틀에 따라 진찰과 분만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임신부 개개인의 요구가 반영되기는 가장 힘든 분만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또한 수련 과정에 있는 전공의  또는 경험이 많지 않은 전임의가 분만을 담당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때는  위급한 상황에 대한 판단이나 조치가 더디게 될 수 있습니다.


--결론--

규모에 따른 출산 장소에 대한 저의 조언을 말씀드리자면 조산원 출산과 가정 출산은 출산이 가진 기본적인 위험성을 고려했을 때  저는  그다지 권하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현대 의학을 배운   산부인과 의사이다보다 그런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에 대하여 좀 편향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점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조산원 출산이나 가정 출산을 도와 본 적이 없어 잘 모르기도 하여 구체적으로 장단점을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임신부가 심한 노산이라거나 산전 검진 동안 태반의 위치에 이상이 있다거나 아기가 조산이 된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안전을 위해  대학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별한 고위험 요인이 없는 분들은 소규모 의원이나 분만 전문 병원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유럽은 조산원 출산이나 소규모 의원 출산이 대다수이고 미국은  임신 센터라고 해서 규모가 큰 대학 병원에서만 출산을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장거리 병원을 다닐 때의 문제--

2020년 12월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중 산부인과가 없거나 산부인과가 있어도 분만이 어려운 지역은 65개에 달했다고 합니다. 출산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의  산모는 1시간 이상 거리의 먼 병원을 다녀야 합니다.

그렇게 불가피한 이유로 장거리 병원을 다니는 분도 있고 가까이에 출산 병원이 있지만 본인의 의사에 의해 일부러 장거리의 병원을 다니는 분도 있습니다.

1시간 이상 거리에 있는 장거리에 있는 병원을 다니는 경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ㄱ. 장거리 이동에 따른 산모의 피로도 증가

ㄴ. 양수 파수 등 이상 증상 발생 시 조속한 진료가 어려운 데서 오는 위험 증가

ㄷ. 급속 분만 시 병원 외에서 출산하게 될 위험 증가


--급속 분만의 기준--

급속 분만이란 진통이 시작되어 분만하기 까지 총시간이 3시간 이내인 것을 말합니다. 급속 분만 시는 산도의 열상이나 자궁 출혈의 위험, 자궁 파열의 위험 등이 정상적인 경우의 분만보다 훨씬 높습니다. 급속 분만 시의  또 다른 문제는 미처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차 속에서 혹은 집에서 출산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급속 분만이 아니라도 집에서 너무 오래 머물다 병원에 늦게 도착하여 미처 의료진의 도움이 없이 출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119 응급 구조 요원들은 심폐 소생술뿐 아니라 분만 시의 기본적인 처치도 배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원의 문제--

산전 진찰을 받다가 출산을 위하여 다른 병원으로 전원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전치태반이 있거나  혹은 조산통이 생겨서 불가피하게 전원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의학적 사유에 의한 전원으로 진료 의뢰서를 발부받아 전원 하며 의료 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본인의 자의에 의한 전원은 원칙적으로 진료 의뢰서를 발부받을 수 없으며 의료 보험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진료 현장에서 말다툼이 생기는 것을 꺼려해서 의사들이 원칙에 어긋나지만 진료 의뢰서를 발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보험 적용 여부를 떠나서 저는 가능하면 산전 진료를 받던 병원에서 출산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권합니다. 

제가 산부인과를 개원하던 초창기에는 산후조리원이라는 것이 아직 생기기 전이라서  친정어머니가 산후 병간을 도맡던 시기였습니다. 그 무렵의 에피소드입니다. 

임신  막달까지 저희 병원에서 산전 관리를 받다가  지방의 친정으로 가서 출산을 하신 분들이  출산하고 산후 6주  진찰을 위해 다시 저희 병원으로 오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보니 10명  중에 대략  8명 내지 9명 꼴로 제왕절개 수술을 하였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제왕절개율이 30% 중반쯤이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산후 회복을 위해 친정으로 가신 분들이 특별히 고위험 임신부거나 자연 분만하기 어려운 분들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였습니다.

결국 방어적 진료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행동은 매우 잘못된 것이며 그리 흔한 사례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전원에는 이렇게 진료의 연속성 문제,  신뢰 관계의 미비에서 오는 방어적 진료의 문제 등 이렇게  본인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여러 문제들이 있습니다. 

참고로 요양 기관 종별 그리고 연도별 국내의 제왕절개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요양 기관 종별 제왕절개율--

종별                 자연분만   제왕절개       제왕절개율

상급 종합병원      6711          13752         67.2%

종합병원            9662         15003          60.8%

병원                 66255        69730           51.3%

의원                 43480        48031           52.5%

조산원                 668             0                 0%

총                   126776      146516            53.6%

(자료 출처: 건강 보험 심사 평가원 2021년 통계 자료)


--연도별 출산 기관 숫자와 제왕절개율--

년도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기관수          743        706         675        620         607         582       567       541     518

제왕절개율  36.7%     37.6%      38.6%     39.6%      42.2%       45.0%   47.3%    50.5%   53.6%


(자료 출처: 건강 보험 심사 평가원 2021년 통계 자료)


출산 기관의 수는 줄어들고 제왕절개율은 늘어났습니다. 제왕절개가 늘어난 이유 등 제왕절개 관련한 내용은  차후 강의에서 따로 말씀드릴 것입니다.


--임신은 연속적 과정--

임신과 출산은 연속적인 과정입니다. 가능하면 초기 임신부터 출산까지 한 의사가 보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산모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판단의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산모 의사 간 신뢰의 문제에서 그것이 제일 좋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사 혼자 1년 365일을 담당할 수 없다 보니 막상 출산 시가 되어서는 외래 진료를 담당했던 의사가 아닌 당직 의사가 출산을 돕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산부인과 진료의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의사 1인이 운영하는 의원이나 주치의 분만제라고 해서 외래 진료 의사가 출산을 담당하는 시스템을 가진 곳도 있으나 현재 그런 병원은 극소수입니다. 

현재 저희 병원은 임신 초기부터 출산까지 출산 관련 모든 진료를 하지만  출산을 대학 병원 등 다른 곳에서 하실 분들께는  임신 중기 즉  임신 16주 진찰부터는 출산할 곳에서 하시라고 조언드리고 있습니다.


--연도별  출생아수와 합계 출산율--

이왕 통계를 말씀드린 김에 참고로 우리나라 출생아 수와 합계 출산율에 대하여도 말씀드리겠습니다.

합계 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추정되는 총 출산아의 수를 말합니다.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2021

484.6    436.5    435.4     438.4   406.2   357.8   326.8   302.7     272.3    260.5

1.30       1.19      1.21      1.24     1.17    1.05     0.98     0.92      0.84     0.81


합계 출산율이 2.1 정도는 되어야 인구가 현상 유지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합계 출산율이 전 세계에서 제일 낮은 나라이며 1 이하인 나라는  OECD 회원국중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2021년도 합계출산율을 시도별로 보면 세종시 (1.28명)와  전남 (1.02명)이 유일하게 1을 넘었고 부산(0.73)과 서울(0.63명)이 제일 낮았습니다. 임신부의 평균 출산 연령은 33.4세였는데 2019년 기준 OECD 평균은 28.3세입니다.


(출생아 수 단위는 천명)

(자료 출처: 통계청의 2020년 출생 통계)


통계 자료를 보다 보니 의원 표시 과목과 전문의 수에 관한 것이 눈에 띄었는데 이번 주제와 연관이 있어서 함께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최근 5년간 연도별 의원 표시 과목 현황--

아래는 최근 5년간 연도별  의원 표시 과목  현황입니다.


연도                   2016    2017      2018     2019     2020

내과                   4428    4553      4709     4855     4965

산부인과              1338    1319     1311     1311     1301

마취과                991      1044     1105     1173      1236

성형외과              891     927        954       991      1050


(자료 출처: 건강 보험 심사 평가원의 2016년부터 2020년 보건 의료 자원 현황 통계)  

5년 사이에 개원이 많이 늘고 있는 과목은 정신건강 의학과로  43.1% 증가하여 1위였고 다음으로 재활 의학과가  30.3% 증가하여 2위, 신경과가 27.4% 증가하여 3위였습니다.

가장 많이 감소한 진료 과목은 결핵과로 마이너스  66.5% 로 1위였으나 3 곳 있던 곳이 1곳으로 줄어 통계적 의미는 별로 없습니다. 영상 의학과는 158곳에서 148곳으로 줄어 마이너스 6.3%로 2위, 소아청소년과가 마이너스 3.1%로 3위, 산부인과는 마이너스 2.8%로 4위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그다지 변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참고로 산부인과는 출산 병원뿐 아니라 외래 진료만 하는 곳도 포함되었습니다.


--최근 5년간 연도별  전문의  현황--

보시는 것은 최근 5년간 연도별  전문의  현황입니다.


연도                   2016      2017      2018       2019     2020

내과                   14460    15031   15527     16064    16921

외과                   5880     5952      6023      6188      6275

산부인과              5591     5663     5692       5800      5906

마취과                 4182      4350    4463       4688      4888

성형외과              1768      1873      1922     1999     2126


(자료 출처: 건강 보험 심사 평가원의 2016년부터 2020년 보건 의료 자원 현황 통계)


--최근 5 년간 전문의 증가 (많이 늘어난 순)--

2020년도 국내 의사 총수는 10만 7976명으로 5 년 전에 비하여 10.5%가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5년간 전문의 증가율은 응급의학과가 38.2%로 제일 높았고 직업환경의학과가 21.7%로 2위,   재활의학과가  21.3%로 3위, 성형외과가 20.2%로 4위로 많이 늘었습니다.


--최근 5년간 전문의 증가 (적게 늘어난 순)--

감소한 과는 결핵과가 유일했으며 가장 적게 늘어난 과는 비뇨 의학과가 4.7%로 1위,  산부인과가 5.6%로 2위,  외과가 6.7%로 3위, 소아청소년과가 7.6%로 4위를 차지했습니다.

마취통증의학과는  전문의 배출은 16.9%로 늘었지만 통증의학과를 진료 과목으로 개원한 곳이 24.7%로 증가하였기 때문에 실제 수술 마취를 담당하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는 줄어든 것으로 판단됩니다.

진료 표시과목과 전문의 현황은 대체로 일치하는 편이라 메이저 4개 과목이라고 하는 내외산소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의 앞글자) 증에서 내과를 제외하고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는 전반적으로 두 가지 모두 감소 추세입니다.

산부인과와 소아과는 출산 인구와 출생아의 감소로 인하여 수요도 줄어들고 있어 의사와 병원의 공급이 감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산부인과 전문의는  5906명이  되고 진료 표시 과목도 1301곳이나 되지만 출산 기관 총수는 518곳으로 상당히 많이 줄어들고 있어서 문제입니다. 물론 출산 기관 총수가 늘어도 종합 병원 혹은 상급 종합 병원에서는 다수의 산부인과 의사가 근무하고 있어 당장 출산 인프라가 붕괴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현재 일선에서 활동하는 출산 담당 의사의 평균 연령이 매우 높고 젊은 의사들은 출산보다는 일반 부인과 진료를 포함하여 여성의학 쪽으로 관심을 두는 추세이기 때문에 향후 수년 후에는 출산을 돕는 산부인과 의사의 부족이 점점 문제가 될 것입니다.


--나쁜 과학 대처법--


"무주의 맹시 혹은 부주의맹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은 보지 못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바로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못 볼 수  있다.  먼저 유튜브에서 선택적 주의 검사를 찾아보시라. 잘 보았는가? 고릴라가 보였는가?  사람들 중 약 40%는 고릴라를 보지 못한다. 그들은 바로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못 본다."


2012년의 한 연구에서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사무실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소화기의 위치를 말해 보라고 요청했다. 54명 중 겨우 13명만이 위치를 올바로 말할 수 있었다.

한 달 뒤에 이루어진 후속 연구에서 실험 참가자 54명 모두가 그 위치를 기억할 수 있었다. ”

(출처: 스티브 노벨라 등이 지은 나쁜 과학 대처법)  


제왕절개 수술에 처음 들어오는 신참 직원에게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눈을 떠서 보고 있다고 기억되는 것이 아니다. 관심을 가지고 의지를 가지고 보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수술 과정 하나하나를 주의를 기울여서 보고 나중에 다시 머릿속으로 반복하고 가능하면 그림으로도 그려 보는 것이 좋다."라고 말합니다. 우리 눈은 스캐너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본인이 수도 없이 자주 다니던 큰길에서 몇 개의 당구장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아무도 답을 말하는 직원은 없습니다. 다음 날 다시 같은 질문을 한다면 대답할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모두 예라고 답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눈이 가진 한계입니다. 보시는 그림은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들"이라는 작품입니다.


만일 눈에 보이기만 하면 기억할 수 있다면 힘들게 공부할 필요도 없이 눈앞에 책을 스캔하듯이 한번 쓱 지나가게 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책에 밑줄을 치고 빨간펜이나 형광펜도 칠하고 노트에 낙서를 해 가면서 외웁니다. 그렇게 해도 잘 외워지지 않습니다. 여하튼 그것은 눈으로 들어온 정보를 뇌의 저장고로 보내고자 하는 노력의 방법들입니다.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든 혹은 다른 것이든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지 않으면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한동안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빗대어 이렇게 말해 봅니다.

"모르니까 사람이다. 그리고 노력하면 더 나은 사람이 된다."


오늘 글의 주제는 출산할 병원의 선택과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병원의 규모와 인지도 등에만 관심을 두면 다른 중요한 판단 근거들을 놓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저것 잘 살펴보고 선택을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먼저 강의인 병원 선택의 일반적인 이야기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선택을 한 후에는 믿고 다니라는 것이 제 조언입니다.

임신 280일 동안의 두려움이 출산의 기쁨으로 오롯이 변하도록 돕는 것은 간절한 마음과 그것을 실천하는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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