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를 따라가는 길

by 샴스 Shams



언제나 품이 넓었다

폭 안아보기도 하고

올라타 보기도 하고

기대보기도 했다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는 와중에도

그곳에 있었다

언제든 지치면 돌아갈 수도 있었다



네가 내게 한 걸음도 다가올 수 없다는 것이

속상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너는 그렇게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면서

멀리 가버린 내게 한 번도 돌아오라 하지 않았다

그냥 늘 같은 자리에 있어 주었다



보고 싶을 때면 그곳으로 갔다

언제나 정성을 다해 맞이해주었다

그 넓은 품으로

그 푸른 마음으로



너른 잎사귀를 떨어트릴 땐

나도 아팠다.

믿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떠올리면 선선한 바람결을 따라 웃음이 나는 기억

조금은 먹먹하고 아프기도 한

문득 사무치게 그리워지겠지만

그 초록빛 목소리와

고른 숨결

부드러운 감촉도

잊진 못해도 괜히 찾아서 아프게 하지 않을 거야



종종 귀찮게도 하고 아프게도 하던

내가 그리워진다면

내 손길과 너를 부르는 소리가 떠오른다면

기억해 주면 좋겠어



나도 플라타너스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는걸

그래서 더 이상 너를 찾아갈 수 없다는걸



나의 잎이 새파랗게 아름답다면

뿌리가 깊은 데까지 닿을 수 있다면

그건 너의 덕분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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