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샷건
퇴근하고 문 앞에 로난이 서있다.
십자가로 물들었던 바지를 입고 나타날 정도면 제정신이 아니다.
일하는 곳마다 따라온다면 일은 더 복잡해질 것 같다.
차라리 말을 해서 잘 끝내야겠다.
여자는 눈길 한 번을 주고 문을 열고 들어간다.
‘일단 들어와’
여자의 마음이 변할까 재빨리 따라 들어간다.
주방안쪽에 몸을 기대고 팔짱을 낀다.
‘할 말 있으면 해 봐 ‘
로난은 눈치 보며 입을 연다.
‘솔직하게 말할게, 학력도 낮은 네가 바로 자리 잡고 승진까지 하니까 불안했어...
너한테 말은 안 했지만 맥도널드에도 이력서를 넣었어.
그때 너를 만나면서 내가 잘못되고 있다고 하는 친척의 어르신들 말이 생각났어.
그리고 그 사람들의 말에 따라 신부계약도한 거고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아.
너를 떠나면 내 인생이 잘 될 줄 알았어.
하지만 알잖아. 그 어린년은 나 말고도 남자가 많았어.
애도 몇 명 낳은 경력이 있더라고 거기다 사람을 붙여 내사생활을 감시했어.
내 돈만 원하고 정상이 아니야. 나는 이제 깨달았어. 네가 나에게 좋은 여자야!’
‘나를 로마로 보낼 때 조금의 미안함도 없었어?
‘그때는 없었지 하지만, 지금은 미안해! 우리 좋았잖아'
여자는 뒷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한 개비를 물었다.
불을 붙이며 연기를 내뿜는다.
‘그럼 내가 담배 피우는 것도 이해하겠네?’
‘그건 차차 끊으면 되니깐..’
여자는 바지춤의 총을 꺼내 장전한다.
'Bar앞에서 내 목 조른 건 기억 안 나나 봐?'
로난이 천천히 일어나 두 손을 들었다.
’ 실수하지 마’
여자가 큰소리로 웃는다.
’ 실수? 실수는 네가 하는 것 같은데 ‘
두 손을 든 이반이 천천히 뒷걸음질 친다.
‘나 창녀랑 이혼하고 왔어. 너에게 돌아온 거라고'
입이 떡 벌어진 여자가 머리를 부여잡았다.
총을 식탁에 잠시 내려놓고 담배를 한 모금 마신다.
’아~
네가 돌아오면 나는 너를 받아줘야 하고?’
‘나는!!!!!’
로난이 여자에게 달려든다.
순간 물고 있던 담배가 공중에 띄어지고 여자의 몸은 바닥에 내리꽂아진다.
로난은 거칠게 여자의 두 손을 포박한다.
‘좋게 말할 때 듣는 게 좋을 거야'
여자목의 십자가 목걸이를 거칠게 끊는다.
혐오와 두려움이 공존하는 여자의 눈으로 빛난다.
‘그렇지 그래야지'
주먹을 여자의 머리로 내리꽂는다.
빨갛게 부어오른 얼굴에 저항할 힘이 없는 여자는 숨만 내쉰다.
‘그리웠지?’
여자는 눈을 감는다.
으악악
남자의 뺨엔 피가 범벅이 됐고 여자는 살덩이를 뱉어내며 일어난다.
총을 찾지만 사라진 지 오래다.
로난이 총을 겨누고 서있다.
‘남자에게 버림받고 자신의 총으로 자살하는 여자 이야기 어때?
너희 아버지랑 비슷해지네?’
분노에 찬여자는 핏발 서는 눈으로 노려본다.
탕!
여자의 비명과 함께 다리를 관통한다.
‘먼저 못 걸어야 도망가지 못하겠지?’
탕!
여자는 눈을 감는다.
가만히 생각한다.
나도 곧 사라지네
후회 없는 삶이었나?
내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걸 다한 것인가?
펑!!!!
여자가 눈을 뜨자 로난의 가슴에 구멍이 나있었다.
로난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 피를 뿜어낸다.
놀란 여자 앞에 이반이 나타난다.
‘아빠 총…?’
아빠의 샷건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