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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le Cactus Jul 27. 2024

18화 이반은 돌연변이

유혹의 증거


‘오늘 출근해야 하는데  연락 좀 해줄래?’


’ 여기‘

이반이 전화기를 내밀었고 여자는 번호를 눌러주었다.


응급수술 후 의식이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는 출근이 걱정이었다.


‘안녕하세요 관리자님이 오늘 출근이 힘들 것 같아서 전화드렸습니다.‘


‘혹시 로난이 찾아왔나요?’


차갑지만 날카로운 목소리로 안나가 물었다.


‘아니, 그걸 어떻게?’


이반이 놀라서 전화기를 잠시 멀리하고 여자의 눈치를 보았다.


’ 관리자님에게 귀띔해 준다는 걸 깜빡한 거 있죠.

로난이 며칠 전부터 박물관주위를 돌고 회사전화로 헛소리를 하더라고요 ‘


‘무슨 소리를?’


안나는 불쾌한 목소리로 대답을 이어갔다.


‘관리자님 승진선물을 주고 싶다고 어디 있는지 알려달라고요 ‘


‘네?’


‘관리자님이 승진하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정말 소름 끼치는 사람이에요.

바람 펴서 결혼한 여자한테 뒤통수 맞고와 서는 왜 관리자님을 찾는지 모르겠어요.

제 선에서 처리했는데 그놈이 무슨 일을 저질렀나요?’


소화기 너머로 기대에 찬 목소리의 안나를 진정시켜야 했다.


‘아니요 근데 스케줄을 안 알려준 거 확실하죠?


’ 물론이죠’


‘그럼 스케줄을 아는 사람은 누가 있죠?‘


‘스케줄은 박물관 모든 직원이 알고 있죠’


‘직원 중 누가 스케줄을 넘겼을까요?‘


‘글쎄요… 그보다 관리자님 크게 다친 건 아니죠?‘


‘지금 응급수술을 받아서 쉬고 있는데…

상태 봐서 재수술을 할 수도 있어서요.

출근을 할 수 없는 것 같아서 제가 대신 전화를 드리는 겁니다.‘


‘어느 병원인가요? 병문안 가고 싶은데 ‘


’ 시내에 큰 병원인데 상태가 좋지 않아서 만나길 힘들 거예요. 나아지면 제가 연락을 한번 더 드릴게요 ‘


‘네 연락감사해요. 관리자님 잘 좀 부탁드려요. 강해 보이지만 사람이 참 여려요 ‘


‘네, 저도 잘 압니다.’


통화가 끝나기 무섭게 전화가 온다.


모르는 번호이다.


‘우리 딸 무슨 일 없지?’


간 밤에 꿈자리가 뒤숭숭한 순정이 다정하게 말한다.


’ 이반입니다. 어머니 시내에 큰 병원에 있어요 ‘


‘역시…. 고마워요. 곧 봐요 ‘


짧은 통화에 몇 마디 못한 이반이 여자를 쳐다봤다.


’ 엄마지?‘


어떻게 알았는지 여자가 자연스럽게 물어본다.


‘어? 어어‘


이반은 모녀가 블루투스연결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벨소리에 스크린을 본 이반이 난감한 표정으로 전화를 끊는다.


‘미안 오늘 출근을 해야 해서 우리 삼촌이 같이 있어줄 거야 괜찮지?‘


약기운에  겨우 기대앉아있는 여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반은 러셀에게 신신당부하며 자리를 떠난다.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 줘 ‘


러셀이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이반이 나간 것을 확인한 후 간이침대를 쓱꺼내서 들어 누웠다.


입이 마른 여자가 러셀을 쳐다보자 코를 골고 자고 있었다.


긴급벨을 눌러 간호사를 불렀다.


빨대로 물을 먹여주고는 러셀을 깨웠다.


’ 간병인을 돌봐주셔야죠. 환자가 잠들면 안 되니 지켜보세요’


인상을 구긴 러셀이 침대옆에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소리에 놀란 여자가 옆으로 보자 러셀이 간사하게 웃고 있다.


’ 잠자면 안 된다니깐 우리 이반 어린 시절얘기 좀 해드릴까?‘


여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 우리 집안 남자들이 하나같이 망나니도 저놈 아빠도 망나닌데 왜 저놈만 착한 줄 알아?‘


한텀을 쉬고 말을 이어나간다.


‘돌연변이라서 그래. 돌연변이’






뜨거운 햇살이 눈부신 어느 여름날 수영장은 아이들로 가득하다.


어수선한 분위기는 순간 시선이 집중된다.


2미터에 가까운 키에 조각 같은 근육이 어울리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아이들은 비명을 집어삼키지 못하고 내뱉기 바쁘다.


‘리오선생님’ 이제 막 어린 티를 벗은 물방울무늬 수영복을 입은 소녀 손엔 쿠키가 들려있다.


화장실도 안 가고 물도 천상의 이슬만 먹을 것 같은 리오는 흔쾌히 쿠키를 받아 들고 신중하게


하나를 골라 한입 베어문다.


쿠키를 가져온 아이는 시선을 바닥에 두고 몸을 베베 꼬자 주위에 구경온 여자아이들이 대신 물어본다.


’ 맛있어요? 선생님?’


리오는 대답 대신 소녀의 수영모를 쓰다듬었다.


’ 맛있으면 또 만들어 올게요’


소녀는 엄마의 쿠키를 자신이 만든 것인 양 자신감에 넘쳤다.


‘그래 고마워 ‘


리오의 웃음에 개미떼 같던 아이들이 이내 흩어진다.


’오늘 수업은 새로 오신 선생님과 같이 진행할게요. 브루노선생님 인사하세요 ‘


‘안녕하세요 ‘


리오와 대조적으로 창백한 피부색, 골드 브라운 머리카락이 햇빛이 반사되어 반짝인다.


눈으로 빠르게 스캔한 아이들은 다시 저마다 얘기하기 바쁘다.


어색한 분위기에 리나가 손을 번쩍 든다.


’네, 질문 있나요?‘


‘선생님은 왜 선생님이 되셨어요?’


저마다 떠들던 아이들이 눈을 내리깔고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아..’


당돌한 질문에 브루노가 얼어붙는다.


눈치가 빠른 리오가 앞으로 나서서 소리친다.


‘자, 수영하고 싶은 라인에 가서 줄 서세요. 이쪽은 평영, 접영…’


책상에 앉아 크게 한숨을 들이쉬는 브루노 옆에 리오가 나타난다.


‘아이들 상대하기 힘들죠?’


‘금방 적응할 줄 알았는데 쉽지 않네요’


‘적당히 무시해도 됩니다. 오래 일하고 싶으면 너무 진지해지지 말아요.'


알 수 없는 말을 한 리오가 서류를 내려놓는다.


‘맞다. 처리해야 할 서류가 있는데 잠깐만 기다려요'


리오가 자리를 비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린다.


‘선생님’


빼빼 말라선 땋은 붉은 머리의 주근깨가 가득한 여학생이 들어온다.


사립학교답게 단정한 교복을 입은 학생은 볼이 빨개져 다가온다.


‘리오 선생님 안 계신가요?’


‘잠깐 자리 비우셨는데 뭐 필요한 거 있니?’


다정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지만 한동안 대답이 없다.


‘괜찮니? 이리 와 내가 좋아하는 차가 있는데 같이 마실래?’


고개를 끄덕이고 의자에 앉는다.


브루노가 내어준 차를 가만히 쳐다보지만 마시지는 않는다.


‘할 말이 뭐니?’


‘아 저 학교를 그만 다녀야 할 것 같아요.’


학생의 이름표를 확인하고 한번 더 놀란다.


‘리나야, 이제 막 고학년됐는데 왜 그러니?’


큰 키와 성숙한 모습과 다르게 이제 막 15살이 된 리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한숨을 쉰다.


‘제가 집에서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집안일도 해야 하고 동생도 봐야 하고

공부할 시간도 없는데 숙제도 해야 하고 학교를 안 다니면 좋을 것 같아요.’


귀여운 고민에 브루노는 미소가 지어졌다.


‘괜찮다면 내가 방문해서 부모님과 상담을 해봐도 될까?’


‘오늘 두 분 다 휴가라 집에 계세요'


‘그래? 오늘 학교 끝나고 같이 갈까?’


‘네, 제 핸드폰번호예요 써드릴게요'


펜꽂이에서 펜을 꺼내더니 브루노의 손을 자신에게 바싹 끌어당겨 숫자를 적었다.


놀란 브루노가 손을 빼려고 하자 리나는 손을 더 끌어당겼다.


‘종이가 없어서요'


‘아니…’


‘끝나고 문자 보내주시면 주소 보내드릴게요'


브루노의 손을 풀어준 리나는 사뿐히 일어나 교무실을 빠져나갔다.


‘자, 이 서류를 보시면 될 거예요'

리오가 먼지 쌓인 큰 상자를 브루노책상에 올려준다.


‘네, 감사합니다. 저..’


‘내가 없는 동안 아무 일 없었지?’


‘아, 네..’


브루노는 서류를 꺼내 보기 시작했다.






‘선생님 여기예요'


셔츠에 아가일체크무늬 베스트차림의 브루노가 교복을 입은 리나 옆에 서자 위화감이 없었다.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선생님은 학생들과 나이차가 나지 않아서 더 그랬다.


‘선생님 집에 가기 전에 아이스크림 사주시면 안 돼요?’


화장기 없는 얼굴에 맑은 눈이 촉촉이 젖어서 올려다본다.


‘딱 한 개 만이다.’


따라 들어간 가게에서 계산하기 무섭게 도망가는 리나.


뒤쫓던 브루노가 버거워 한 손으로 가느다란 리나의 팔을 붙잡는다.


‘자, 차는 저쪽 있거든. 조심해'


아이스크림 스틱을 입에 물고 팔이 잡혀 삐죽거리는 표정의 리나가 귀여웠다.


차에 태우고 문을 닫고 운전석에 앉았다.


핸드폰을 연결해 내비게이션을 활성화시켰다.


‘이 주소 맞니?’


반쯤 남은 아이스크림을 삼키며 리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방향입니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문에 귀를 기울이며 운전을 한다.


이 지역은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이다.


긴장한 것과 달리 동네는 고요하고 거리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엄마'


문을 여는 리나를 따라 들어간 집은 아담하고 천장이 높은 평범한 아파트였다.


리나가 방마다 열어봐도 아무도 없었다.


주방식탁 위에 메모를 읽은 리나는 종이를 주머니에 넣는다.


‘마트에 가신 것 같아요. 배고픈데 샌드위치 먹을래요?’


현관에 들어서자 어지럽게 신발들이 흐트러져있다.


현관을 지나 주방에 들어서자 시큼한 냄새가 났다.


브루노의 표정을 읽은 리나는 창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샌드위치를 재료를 꺼내며 옆방을 가리켰다.


‘제 방에서 잠시 기다리실래요?’


철재 침대에 캐릭터이불세트에 벽은 유명한 가수와 배우들의 사진이 가득했다.


작은 화장대 거울엔 부모님의 사진, 동생들의 사진이 붙어있었다.


특이하게 흑백사진엔 어린아이들의 사진이 많았다.


눈을 돌린 책장에는 리나의 책과 리나와 상관없는 의료서적이 섞여있었다.


‘이 샌드위치 먹어봐요'


뿌듯한 표정으로 접시를 내밀었다.


양배추와 토마토, 햄과 치즈의 조화가 이루어진 제법 그럴듯한 그릴샌드위치였다.


‘거실에서 영화 보면서 엄마 기다릴래요?’


접시를 말끔히 비운 브루노가 리나를 뒤따랐다.


막 치운 소파사이엔 과자가루와 옷가지가 나왔다.


커피테이블 발을 올리고 전원을 켰다.


‘선생님 이거 본 적 있어요?’


리나의 도발에 브루노는 웃음을 지었다.


‘물론이지’


반쪽짜리 샌드위치를 먹어치운 리나가 접시를 바닥에 놓고 눈을 끔뻑거리기 시작했다.


손목의 시계를 보며 시간을 체크하다 어깨가 무거워 옆을 본다.


앞머리가 치우쳐서 엉망이고 정수리에선 달달한 캔디향기가 났다.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리나가 브루노의 품에 파고들었다.


팔을 들어 어깨를 감싸고 다른 손으로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음..’


반쯤 감 긴 눈에 얼굴을 맞대고 입을 맞추기 시작한다.


신음하는 리나를 놓아줄 수 없는 브루노는 교복을 거칠게 벗겼다.





양갈래로 머리를 땋은 리나는 립글로스를 바르고 화장실에서 나왔다.


쇼핑백에 있는 비키니를 입고 위층으로 향했다.


브루노는 웃으며 샴페인을 건넸다.


‘무알콜이니까 걱정하지 마'


브로노는 손잡이를 잡고 크게 방향을 틀었다.


‘이렇게 큰 배는 처음타요'


단숨에 샴페인을 마신 리나는 수건 위에 누웠다.


몸을 쭉 뻗어서 기지개를 켜고 눈을 감았다.


‘선생님, 선생님 부자예요?’


‘부자는 아니야'


‘부자도 아닌데 이런 배가 있어요?’


‘요트라고 하는 거야. 부모님 거를 빌린 거야'


‘그럼 부모님이 부자예요?’


‘하하 조금은?’


샴페인잔을 들어 하얀 가루를 넣고 샴페인을 부었다.


‘자, 조금 더 마셔’


‘으음… 너무 졸려요'


리나는 의식이 흐릿해졌다.






‘선생님!’


고음의 목소리가 귀에 꽂혔다.


차 앞에 지키고 있던 리나가 뒷걸음치는 브루노를 쫒았다.


‘제발 쫓아오지 마!’


‘선생님!! 저 임신했단말이에요!’


걸음을 멈춘 브루노가 두려움에 찬 표정으로 차로 향했다.


리나는 브루노를 따라 차에 올랐다.


‘그건 그냥 실수였어. 제발 혼자 해결해 주겠니?’


‘저를 사랑한다고 했잖아요..’


‘그건 네가 먼저 유혹한 거야. 난 너를 사랑한 적이 없어’


리나는 입을 꾹 다물고 눈물 고인눈으로 브루노를 쳐다보다가 끝까지 자신을 보지 않자 차에서 뛰쳐나간다.


쾅하는 문 닫는 소리에 작게 숨을 내뱉던 브루노는 머리를 운전대에 박으며 소리를 지른다.


과거 리오선생님의 말이 생각났다.


‘혹시 학생과 무슨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죠?’


차마 상담할 수 없어 리오선생님을 지나쳐간다.


초췌한 안색에 며칠째 같은 옷을 입는 브루노를 리오가 불러 세운다.


브루노가 대답하기 전에 리오가 심각한 표정으로 어깨에 손을 얻는다.


‘절대로 사랑한다고 하면 안 된답니다. 아이가 유혹했다고 해야 형량이 적어져요'


마치 브루노의 상황을 알고 있다는 듯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나도 그런 적이 있거든. 조심해요. 남자애들도 덤벼들거든. 그런 애들은 호르몬의 노예야.  사랑하는 건 아니니깐 구분할 줄도 몰라 알겠어? 무조건 유혹했다고 해야 해’


단호한 목소리에 브루노는 고개만 끄덕거렸다.


부임한 지 일 년이 지난 브루노는 다른 학교로 실습을 갔다.


하지만 임신한 리나의 소식에 그의 커리어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불행히도 안젤라가 리나의 임신사실을 알았을 때는 출산이 임박한 시점이었다.


안젤라가 할 수 있는 것은 학교상대로 소송을 하여 브루노를 응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누구도 어린 소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이민 1세대인 안젤라는 방법을 수소문했지만 방법은 없었다.


안타까운 사연이 지역신문에 실리며 기부금이 모여 변호사를 채용할 수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출산을 몇 주 앞둔 리나가 사라졌다.


생계를 위해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는 안젤라는 기다리는 것을 택했다.


시간이 흘러 한 장의 편지와 테이프가 들어있었다.


‘안녕엄마

미안해

진짜 사랑은 어디에 있을까?

엄마는 알아?’


플레이어에 넣고 재생했다.


웃는 소리, 브루노와 리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속이 타들어간 안젤라는 눈을 질끈 감고 정지시켰다.


피해자가 사라지며 혐의가 무효화되며 브루노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테디는 몇 년 후 끈질기게 추적하던 리나의 아이를 찾았다.


멀지 않은 지역의 고아원에서 자라고 있었다.


브루노의 모습에 가까운 남자아이는 힘차게 울었다.


안젤라는 아이를 안아 달래기 시작했다.


아이가 방긋 웃었다.


‘웃는 게 우리 리나를 닮았네’


파자마를 입은 소년이 아이의 볼을 쿡 찔렀다.


‘못생겼어’


‘러셀, 네 동생 이반이야’


‘못생긴 괴물이야'





며칠째 군말 없이 병간호를 한 러셀의 주문이 늘어나 심기가 불편한 이반이다.


러셀이 눈길도 주지 않고 손에 든 쇼핑백을 뺏어 들었다.


‘비건으로 사온거지?


쇼핑백안의 샐러드를 꺼내 포장지를 읽었다


‘베지테리언메뉴밖에 없어 ‘


‘칫‘


‘나가서 먹어’


열었던 뚜껑을 덮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문을 나섰다.


급히 들어온 중년여자와 부딪힐뻔한다.


‘어떻게 된 거야!’


‘엄마, 총 맞은 거야 진정해’


‘총을 맞았는데 어떻게 진정을 하니'

엄마, 순정은 다리 쪽의 이불을 들춰서 피부색을 살핀다.


‘어머 색이…‘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차트를 들고 들어선다.


‘환자분 상태 때문에 보호자분과 대화를 나눠야 하는데 여기서 할까요?’


엄마인 순정은 손사례를 쳤다.


‘제가 엄마인데 저랑 말하시죠'


순정은 의사를 끌고 나간다.


‘따님 상태가 좋지 않은데..’


‘얼마나?’


‘재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수술을요?’


‘다리 제거 수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순정은 놀라 눈이 커지고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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