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천리마를 거금을 들여 사다 - 전국책
어느 회사나 좋은 인재를 얻고 싶어하고 이들을 계속 유지하는데 힘쓰고 있다. 최근 HR쪽의 화두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MZ세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이다. 현재도 전체 구성원의 상당수가 MZ 세대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MZ세대가 입사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직장이 되어야 더 많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
MZ세대는 공정과 보상에 매우 민감하다고 한다.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가 몇 년 전에 있었다. SK하이닉스의 한 직원이 대표를 포함한 2만명이 넘는 전 임직원에게 성과급에 대한 공개서한을 보낸 것이다. 왜 회사의 실적이 더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은 그대로인가? 성과급의 지급 기준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경영진은 당황하면서도 성실히 답변했고 다음해 변경된 성과급 제도로 대응했다.
나를 포함한 중간관리자들 중 X세대라고 불린 세대의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도 젊은 시절 나름 별종으로 취급되며 새로운 인류가 온다고 호들갑을 떨었었는데 이런 우리가 봐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보상에 민감한 것 아니냐고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정말 윗세대, 그러니까 X세대나 더 위의 베이비붐 세대는 보상 따위와 상관 없이 회사생활을 하고 있나? 아니다. 우리 세대도 보상에 민감하다. 공정함에 민감하다. 만약 헤드헌터를 통해 더 좋은 조건의 오퍼가 들어온다면 당연히 이직을 고민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직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럼에도 이직의 사유를 들라고 하면 이런 저런 다른 이야기를 한다. 왠지 금전적인 것 때문이라고 하면 뭔가 없어 보인다거나 너무 세속적이라고 생각해서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 세대에게 이직의 사유를 조사한다면 더 좋은 처우를 찾아서라고 대답하는 것이 첫번째에 올라오지는 않겠지만 실제 사유는 아마도 그것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燕)나라는 왕 쾌(噲)의 실정으로 나라가 엉망이 되어 멸망 직전까지 갔다. 이를 수습하고 뒤이어 왕위에 오른 소왕(昭王)은 널리 인재를 구하여 나라를 다시 일으키고 제(濟)나라에 복수하고자 했다.
그래서 곽외(郭隗) 선생을 찾아가 뵙고 어떻게 하면 널리 인재를 모을 수 있을지 물었다.
이에 곽외가 대답했다.
이에 소왕은 곽외 선생을 위해 집을 지어주고 스승으로 모셨다.
그로부터 각지에서 인재가 몰려들었고 연왕은 부국강병에 힘써 결국 원수인 제나라를 토벌하여 수도 임치(臨淄)를 함락하고 제나라 대부분을 점령하였다.
죽은 말을 5백금에 살 정도면 살아있는 천리마는 얼마나 쳐주겠는가? 그렇다. 인재를 잘 대우해 준다는 소문이 돈다면 인재가 모여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는 2000년도 더 전인 전국시대에도 통용되었던 상식인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모든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인재가 필요하고, 인재를 모으기 위해서는 응당 그에 걸맞은 좋은 대우를 해 주어야 한다.
MZ 세대는 성과에 따른 보상을 공정하게 받는 것에 매우 민감하다. 그리고 이들은 빠르게 정보를 받아들이고 교환하기도 한다. 어떤 회사가 직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자신과 비슷한 스펙의 사람이 어떤 수준의 대우를 받는지 알고 있다. 2000년 전에도 어떤 군주가 인재를 대하는데 진심인지 빠르게 퍼져나가 인재가 모여들었는데 클릭 몇 번 또는 문자 몇 번으로 정보가 실시간 공유되는 지금에 이르러 어떤 회사가 인재에 진심인지 모를 수가 없다. 그러니 인재를 얻고 싶다면 이런 저런 꼼수를 쓰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예나 지금이나 진심과 더불어 좋은 대우만이 인재를 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