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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 강 Jul 04. 2024

밀린 일기 쓰는 중 - 인도네시아.

kantin (구내식당)

깐띤.


쇼핑몰 푸드코트는 비싸다.

내 지갑은 얇다.

그래서 이 둘은 만날 수가 없다.    

 

현지식을 먹어야 한다.

현지인들도 밥을 먹어야 한다.

점심시간에 바쁘게 움직이는 직장인들 뒤를 따른다.     


쇼핑몰 지하 2층,

주차된 차를 피해 걷고 또 걸어 직장인들의 성지를 발견한다.     

반찬 가득 2,000원짜리 식사와 과일 듬뿍 1,000원짜리 생과일주스가 성지를 빛낸다.     

중독을 불러오는 가성비다.     


취업을 했다.

지갑은 두꺼워졌다.

어디든 갈 수가 있다.

그래도 내 선택은 구내식당, 깐띤 이다.     

사무실이 있던 빌딩은 월세가 너무 비싸 깐띤이 설 자리가 없다.

그래서 점심시간만 되면 서부개척시대의 카우보이에 빙의해 길을 나선다.     

카우보이가 소 무리를 따르듯, 직장인 무리 뒤를 따라 걷는다.     

직장인 무리는 사방팔방으로 흩어진다.     


하루는

가격은 저렴하나 야외에 있어 사우나에서 밥 먹는 체험을 시켜주는 곳.


하루는

사람이 많아 밥만 먹었을 뿐인데 점심시간이 끝나는 곳.


하루는

가격이 비싸고 맛도 없지만, 손님도 없어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     


또 하루는….     


 수많은 깐띤을 돌고 돌아도,

주머니 가벼울 적 먹던 깐띤만한 곳을 찾지 못한다.

힘들 때 함께한 추억 때문인지,


아니면 그때는 배만 채우면 됐던 건지.

지금은 배도 채워야 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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