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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 강 Jul 07. 2024

밀린 일기 쓰는 중 - 인도네시아

Barber shop (이발소)

이발소.     


 한인 이발소 커트 25,000원

 

 현지 길거리 이발소 커트 2,500원     


 가벼운 주머니가 이끄는 길.

선풍기도 없는 열악한 이발소.

다행히 가위에 녹은 없다.     


 손짓 발짓 번역기보다 쉬운 길.

백문이 불여일견.

준비해온 사진을 보여준다.     

사진을 본 이발사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     


 하지만 관점의 차이 발생.

번역 오류.

짧은 포마드가 스포츠형 머리로.

면접용 머리에서 군대 재입대용 머리로.     


 그럼에도 변치 않는 이발사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

2,500원으로 머리를 깎아도 돈이 아깝단 걸 배웠다.     


 내 머리만 보면 재입대하냐며 웃는 사람들.

곧 면접인데.

시원해진 머리와 대척점에 서 있는 복잡해진 머릿속.     


일주일 뒤.

짧게 잘린 내 머리가 처음에는 우습다가.

익숙해졌다. 그리고 당당해졌다.     


면접이 끝난 후 식사자리 부사장님이 묻는다.     


“자카르타에서 먼 곳 가서 일하면 주변 뭐가 없는데 괜찮겠어?”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킨다.     


헤어컷 2,500원

인도네시아 최저가 이발비.     


자신감 넘치는 미소.

면접을 통과한 자의 여유다.

아니, 아직 오지를 가본 적 없는 자 건방진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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