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hn 강 Jul 21. 2024

밀린 일기 쓰는 중 - 인도네시아

맥주

맥주


애정하는 막걸리.

최애 소주.

가볍게 만나는 맥주.

     

애정은 만 5천 원

최애는 만 2천 원

가벼운 만남은 1,800원

맥주와 가벼운 만남을 끝내고 동거를 시작했다.     


현장 일은 고되다.


새벽 6시에 출근해서 7시부터 현장을 걷는다.

땡볕 밑에서 자외선을 맞으며 걷는다.     


티셔츠가 땀으로 젖는다.

티셔츠에 맺힌 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땀에 엉덩이가 축축해질 때쯤이면 점심시간이 된다.


점심밥보다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하다.

10초 만에 맥주 한 캔을 마시고, 5분 만에 밥을 먹고 15분간 쪽 잠을 자고 다시 현장으로 출발한다.     

시원한 맥주 한 캔이 주는 쾌감에 중독돼 더 열심히 현장을 돌며 땀을 뺀다.     


진보한 자극은 박수를 받고 진부한 자극은 외면을 받는다.     

맥주 한 캔이 주는 자극은 진부해졌다.

맥주 두 캔의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맥주 두 캔이 주는 자극도 진부해졌다.

큰일이다.


이러다 맥주를 한 짝을 마셔도 모자랄 것 같다.     

맥주와 이별할 때가 된 것 같다.

앞으론 뭘 마셔야 하나.


이별은 쉽지만, 앞으로 뭘 마셔야 할지 모르겠다.


이전 12화 밀린 일기 쓰는 중 - 인도네시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