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공부는 시험으로 완성이 되고.
건강은 병원을 감으로써 완성이 된다.
병원을 가야 건강한지, 아닌지 알 수가 있다.
현장 근처에 병원이 없다.
가장 가까운 병원이 차를 타고 30분을 나가야 한다.
어느날부타 잇몸이 붓기 시작했다.
병원을 가야 하지만 현장을 비울 순 없다.
속으로 기우제를 지내며 비가 오기를 기다린다.
비가 오지 않는다.
기우제를 지내는 동안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기우제를 멈춘다.
비가 오지 않는다.
잇몸이 너무 부어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져간다.
어쩔 수 없이 소장님께 말씀드린다.
소장님은 병원 말고 약을 먹으라며 약을 주신다.
존경하는 소장님이지만 표정관리가 어렵다.
"병원 가도 답 없어."
사람한테 실망을 한다.
약을 먹는다.
눈에 띄게 부기가 빠진다.
약을 또 먹는다.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것은 신비의 약인가?
"거봐"
소장님은 잇몸이 자주 붓는다.
소장님이 내 나이쯤, 현장에서 일하며 잇몸에 염증이 생겼다.
하지만 공사기간에 묶여 치과에 갈 수가 없었다.
몸에 열이 38도 까지 올랐을 때야 종합병원에 갔다.
병원에서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지만, 소장님은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현장으로 돌아가야한다.
일주일치 약봉투를 들고 현장으로 돌아갔다.
그때 이후로 오늘날 까지 잇몸약을 달고 사신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잇몸약 중독자 수준이다.
"소장님 이제는 수술하실 수 있는거 아닙니까?"
"수술하면 소주를 못 마시잖냐."
"잇몸에 염증 생기면 소주 안 마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약 먹잖아."
잘못 봤다. 잇몸약이 아닌 다른 거에 중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