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만들고, 함께 고치는 애자일의 태도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정해진 계획을 꼼꼼하게 따르는 것일까요? 아니면 누구보다 빠르게 결과를 내는 것일까요? 과거에는 이 둘 중 하나를 잘하면 좋은 일꾼이라 불렸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계획대로만 움직이는 사람도, 빠르기만 한 사람도 더 이상 시대가 원하는 인재상이 아닙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빠르면서도 유연하게 일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팀과 함께 계속해서 방향을 조정해가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바로 이것이 애자일(Agile)이라는 방식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애자일은 본래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출발했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은 처음부터 모든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계획을 짜서, 하나의 큰 완성물을 만들어내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변화가 많은 현실을 따라가기엔 너무 느리고 경직되어 있었습니다. 고객의 요구는 수시로 바뀌고, 기술도 계속 진화하는데, 완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결국 엉뚱한 결과물이 나오기 마련이었지요.
애자일은 이런 문제에 맞서 탄생했습니다. 애자일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작은 단위로 쪼개서 빨리 만들고, 피드백을 받아 다시 고친다. 그리고 그 과정을 반복하며 점점 더 나은 결과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완벽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지금 만들 수 있는 최선’을 만들고, 계속 다듬어가는 태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속도’뿐 아니라 ‘사고방식’입니다. 애자일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일하는 태도와 협업 문화의 변화를 뜻합니다. 혼자서 완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계속해서 조율해나가는 방식입니다. 계획보다 실행을, 지시보다 소통을, 서류보다 행동을 중시하는 문화. 이것이 애자일의 본질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분야에서 필요합니다. 교육, 복지, 행정, 콘텐츠 기획, 창작 활동까지. 변화가 빠르고 정답이 명확하지 않은 시대일수록, 애자일은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예를 들어 수업을 준비할 때, 모든 내용을 미리 완벽하게 짜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반응을 보며 구조를 유연하게 바꿔가고, 활동 중심으로 짧은 단위로 실험해보는 식의 접근은 애자일한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애자일은, 하드스킬과 소프트스킬이 융합되어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계획을 세우고 업무를 분배하는 기술적 역량(하드스킬)과,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고 피드백을 받아들이며,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태도(소프트스킬)가 함께 작동해야 진짜 애자일이 됩니다. 그래서 애자일은 ‘하이브리드 스킬’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자일은 말 그대로 ‘민첩한’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빠르게 배우고, 빠르게 고치고, 빠르게 함께 일하는 것을 뜻합니다.
지금의 우리는 어쩌면 정답을 아는 사람보다, 함께 정답을 찾아나가는 사람을 더 필요로 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애자일은 단순한 일의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일하는 철학이 되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