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思>
하루가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전전긍긍 모든 일이 그렇게 처리될 때,
수없이 많은 선택과 행동에서
실수가 연발될 때,
아끼던 펜이 고장날 때,
버스가 그냥 지나쳐 버릴 때,
해가 뜨지 않은 곳에서 새벽비가 내릴 때.
화장기 없는 당신의 얼굴은 무엇보다도 창백했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집을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서글퍼졌다. 날씨가 매섭다.
우리는 사거리 한 복판에 서서 우리의 정념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고, 오지 않을 무엇인가에 대해 토론했다. 우리를 짓누르는 가혹한 운명으로부터 매진했다.
얼굴에 혜안을 짐지고 각자의 위치로 떠나 갈 때,
오늘은 연애하기 참 녹녹한 날씨이다.
당신이 욕이 나도록 낯설어 질 때,
'길을 가다가 죽게 되면 얼굴이 빨개진 채로 죽을 거야ㅡ 그건 당신에 대한 나의 부끄러움 때문이었지.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는 우린, 다른 종류의 나무일까,'
우리가 멀어지는 날은 그 어느 날보다 잔잔했다.
그 어느날보다도 평온했다.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고서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낯선 얼굴을 하고서, 낯익은 목소리로
당신의 한낱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니 너는 나에게 가장 잔인하게 아는체 해다오.
결국 모든 사람은 개개인에 불과했다. 얼굴도 모르는 타인의 옆에서, 내가 흘리는 이 情思는 타인이 보지 못할거라는 안도감과 낯선 곳에서 느끼는 안타까움.
당신은 더더욱 보지 못할 괴로움.
그러므로 나는 흐르는 콧물을 맨 손으로 훔쳐야했고 그러므로 타인은 아무것도 보지 않고 듣지 않아야 했다. 그래야 내가 마음껏 즐기 수 있으니까
마음껏 쓰릴 수 있으니까.
나는 오늘 아주 익숙하게 당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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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情思>
1. 감정에 따라 일어나는, 억누르기 어려운 생각
2.남녀가 서로 그리워하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