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로 한국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보는 걸 좋아해서 웬만한 작품은 거의 다 본 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책의 모티브가 된 〈무브 투 헤븐〉은 보지 않았다.
대충 줄거리만 보고 재미없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다.
올해 초, 한창 직업 인터뷰를 연재하던 시기에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에 흥미를 느끼면서
이 책을 먼저 읽게 됐다.
이 책은 유품정리사로서 마주했던 사람들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군가의 ‘마지막’이 담긴 이야기라서 한 문장, 한 문장 마음속에 새기듯 읽게 됐다.
그래서인지 노션에 적어둔 독서노트를 다시 보면 책을 다시 펼쳐보지 않았는데도 책의 내용이 또렷하게 떠오른다.
나는 이 책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한 번쯤은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우리가 언젠가는 반드시 마주하게 될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내가 수집해둔 문장 중 딱 세 가지만 나눠보려고 한다.
“작곡가가 꿈이었나 봐요.”
“무슨 소리야? 서울대 치대 수석 졸업생인데.”
“그건 졸업한 학교죠. 치대를 나왔다 해도 하고 싶은 건 다른 일일 수 있잖아요.”
이 문장을 읽고 ‘아, 맞다. 이런 고정관념은 가지지 말자’라고 노트에 적어두었던 기억이 난다. 잊고 살고 있다가 이제서야 기억이 난다.
나의 고정관념 때문에 누군가의 꿈이 숨겨지지는 않았는지, 괜스레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된다.
"내 가족, 내 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만 있다면,
안부를 묻는 전화 한 통, 따뜻한 말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살아갈 힘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모른다.
포기하려던 삶을 부여잡고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하는 데
거창한 도움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작은 배려와 친절을 통해서도 가능한 일이다."
외국에서 공부할 때 가장 먼저 배웠던 매너는 잘 인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 살다 보니 대중교통에서는 휴대폰만 보고, 모르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것도 어색해졌다.
낯선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는 일은 이제 거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모두가 함께 잘 인사하던 그 곳에서는 전혀 아무렇지 않았던 행동들이었는데,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부끄럼을 느꼈나 본다. 그 부분이 조금은 아쉽다.
누군가에게 오늘 하루를 버틸 힘이 되는 건 어쩌면 정말 별것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요즘 갑작스럽게 안부를 묻는다거나, 작은 선물을 건네거나, 약속을 잡으며 그날 하루의 아주 작은 행복을 건네보려고 애쓴다.
이제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나가다 마주치는 이웃에게 인사를 건네고,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져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외부와 단절된 채 고독하게 죽어가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문제는 있는데 답이 없다.
나로 시작해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살고 싶은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
이런 마음이 언젠가는 닿을지도 모르니까!
마지막으로, 책의 추천사 한 문장을 옮기며 이 짧은 추천글을 마무리한다.
"이 책이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고 어제를 후회하는 사람들, 삶의 의지를 놓은 채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모든 이에게 안온한 죽음을 위한 작은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