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으로 자원봉사 나가던 48살의 나에게

그 해에 나는 화요일이면 병원에 갔었다

by 풀씨

나는 병원을 싫어해.

병원이 무서워.

싫고 무서워.

그래서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어.

중년의 나이니까 뭐라도 봉사를 하고 싶었어.

나는 병원 도서관에 배치되었어.

일주일에 한 번, 하루 4시간.

나는 그곳에서 책들을 정리하고

환자 분들에게 책을 대출해 드리고

담소를 나눠드리고 간단한 안내를 해드렸어.

그리고 소소하고 다양한 것들을 배웠어.

잠깐이었지만

여러 인생을 보고 듣고 배웠어.

같이 사서 일을 하시는 선배 봉사자 분들한테도 배웠고

병원 청소하시는 여사님들께도 배웠고

특히 환자나 보호자님들께 감동받을 때가 많았어.

그렇게 1년쯤하고

코로나로 병원에 가지 않게 되었어.

마무리를 잘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참 감사한 2019년을 보냈던 거 같아.


추신 : 잊혀지지 않는 분들이 계신데 잊혀질까 아쉬워.

잠시 적어두자면 할아버지와 앳된 청년(손자). 유쾌하고 순수하셨던 중년의 누이와 남동생 분.

지적이던 부산 어머님. 색칠 공부해주신 어머님과 중년의 따님.

구연동화 해주신 자원봉사 여사님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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