阴阳
햇빛이 있는 곳에 그림자가 있다.
어둠이 있는 곳의 별빛이 밝다.
햇빛을 받아 빛나는 구름이 있기에,
햇빛을 받은 구름 아래에 그늘이 있다.
밝은 빛이 있기에 짙은 어두움이 있다.
어둠만 있을 때, 그것은 어둠이라 불리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의 어둠은 빛과 대비하여 빛이 없는 상태이니, 어둠은 빛과 함께 탄생하였다. 빛이 없는 상태에서는 어둠도 없었으며, 그냥 무(无)의 상태이다.
어두움 가운데 빛이 드러난다.
어둠이 없으면 빛도 없다.
빛만 있다면, 그것은 빛이라 불리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빛은 어두움과 대비하여 어두움을 걷어낸 상태이니, 빛은 어두움과 함께 탄생하였다. 어두움이 없는 상태에서는 빛도 없었으며, 그냥 무(无)의 상태이다. 신은 빛과 함께 어둠도 창조하셨다. 하늘과 함께 땅을 창조하신 것처럼.
높음이 있기에 낮음이 있고,
낮음이 있기에 높음이 있다.
높은 산의 계곡이 깊으며,
깊은 계곡이 높은 산을 만든다.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다.
그리고,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다.
사랑이 있기에 ’非사랑‘도 있고,
非사랑 있기에 사랑이 의미있다.
*非사랑 =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 무관심, 그리고 ‘사랑했었다.’
아침의 밝은 내가 있고, 새벽의 어두운 내가 있다.
나의 그림자는 항상 나를 따라다닌다.
그리고 밝은 빛을 받을수록 짙게 모습을 드러낸다.
아침의 나, 밝은 빛을 받는 나만 내가 아니다.
저녁의 나, 어둠 속의 모습도 나의 일부이다.
(어둠 속의 나, 더 이상 부정하고 회피하지 않을께.)
낮이 있기에 밤도 있으며, 밤이 깊으면 낮이 찾아온다.
그렇게 빛과 어둠은 신이 나누신 대로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다.
- 2023.6.3 호수공원 아침산책 중 스쳐가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