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좋은가?
분탕질로 부는 바람
때로 살아 있음을
자각할 수 있어 좋은가?
가뜩이나 마음은 복잡하고 머리는 어지러운데
막힘없이 내달릴 산작로라도 만나
쉼도 없고 망설임도 없이
천 리 길 내쳐달려 어디로 가려는가?
술렁이는 나뭇가지
창가에서 치워두고
찰랑이는 물결일랑
장막으로 가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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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좌로 틀어앉아
미동없는 시간으로 돌이 되어도 좋겠다
술렁이고 찰랑이는 것들
부레풀 달여다가 바람벽에 붙이고서
삭풍 한 자락 붙들어다
얼리고 굳혀도 좋겠는데
내 안에
일렁이는 바람이 또 얼마인지
아서라
마라
바람 불어 좋다던가?
서풍에다 북풍에다
부질 없이 불지 마라
無風으로 떨어지는 소나기면 또 모를까?
덩달아 스며들며
비라도 내리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