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지던 날

함박꽃 내렸지

by 이봄


유언 같은 말 아직도 잊지 못하지.

내년에도 저 벚꽃 볼 수 있으려나?

당신은 말꼬리 흐릴 때 나는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아이고, 어머니?

못해도 대여섯 해는 더 보실 거예요.

꽃은 분분히 함박눈으로 내렸었어.

어찌나 곱던지.

구들돌 두꺼운 돌판에서 삼겹살 지글지글

어찌나 요란을 떨던지 비처럼 칼국수를 부르고

허이허이 바람 같은 나비 되셨는지?

노랑나비 한 마리 꽃잎에 머물면

내게 오셨는가?

찢어진 눈만 덩달아 동그랗지.

철쭉이 지천에 피고 골골마다 금낭화

땡그렁 땡그렁 동전이라도 모으는 걸까?

진분홍 곱디 곱게 주머니 가득 피고

꼼지락 거려 끝내 만지작이는 말

나 내년에도 저 벚꽃 보려는지?

다시는 입방아 떨지 않겠노라 입술 깨물었는데

당신은 오늘 나비 되셨을까?

꽃만 추적추적 봄비로 오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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