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무슨 죄랴

버려진 꽃다발을 보다

by 이봄

꽃은 무참히 버려졌다.

꽃을 선물하고 싶었던 그도 마찬가지다.

꽃잎 흩어지듯 마음도 산산조각 났을 터였다.

일방적인 구애였을까?

알콩 달콩이 우당탕탕 싸움이 되었을까?

아스팔트 무채색 도로 위에 꽃은 버려졌다.

버려진 꽃은 채이고 밟혔다.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한 마음과

마음이 머물지 못한 꽃다발은 다만

화를 돋우는 거추장스러운 물건이었겠지.

내동댕이 쳤다.

밀어를 속삭이던 시간은 한낮 꿈이었다.

탈탈 털어내고 싶은 마음의 앙금

읽지 않는 책의 갈피갈피에 내려앉은 먼지였다.

공무도하公無渡河

미친 늙은이의 처가 그랬다지.

"그대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꽃 같은 그대에게 꽃 한 송이 받치려던 마음,

향기로왔을 말들이 허공 중에 가득했을

어느 때가 있었을 터였다.

만남과 이별이야 동전의 양면으로 존재한다지만, 그래서 때때로 사랑싸움이 영원한 이별이 된다지만, 강가에 주저앉은 백수광부의 처가 장탄식으로 되뇌었을 그 말을 떠올려도 좋지 않을까?

끝내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이 있고,

끝내 뱉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공경도하公竟渡河

그대 끝내 강을 건너셨네.

그가 강을 건너는 순간 이별은 영원이란 말로 완성되고야 말았다.

돌이킬 수 없는 것은 그다지 멀지도 않고 엉뚱하고 생경 맞은 것도 아니다.

일상의 어느 순간이거나 늘 마주하는 밥 한 공기처럼 너무 흔해서 잊고 사는 것들 중 하나가 생사의 갈림길일 수도 있을 터였다.

모질지 않았으면 했다.

토닥토닥 정겹다가도 투닥투닥 얼굴 붉히는 게 살아가는 모습이겠다만 버려진 꽃다발에도 아직도 콩닥거리는 그의 설렘이 있을지 모른다.

귀 기울여 들어보라?

"그대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절절하게 울부짖는 두 마음이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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