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었니?

지금 가는 중이야. 기다려!

by 이봄

깨톡이 울었습니다.

"밥은 먹었니? 나 지금 가는 중...

기다려, 같이 밥 먹자!"

반갑고, 반가운 말입니다.

혼자 챙겨야 하는 밥이니 오죽할까요?

말 그대로 살아야 하니 먹는 때움입니다.

알약 한 알로만 해결할 수 있다면

차라리 그걸 택할 지경이겠지요.

언제부턴가 일주일 꼬박,

손가락 꼽아가며 휴일을 기다렸습니다.

"오는 거지?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눈 맞추며 먹는 밥은 밥이 아니라

행복이었습니다.

손꼽아 기다린 행복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뭐 특별하지도 않은 국밥 한 사발

앞에 놓아도 그랬습니다.

꾸역꾸역 때우는 밥이 밥이랄 수나 있나요?

20191101_162001.jpg

오늘도 그랬습니다.

식은 밥 한 덩이 물에 말아 두어 숟가락

겨우 뜨고는 그만입니다.

허기진 배 겨우 달래고서 집을 나섰습니다.

"버스는 탔니? 난 잠깐 마트 가는 중.

오늘도 수고하고, 잘 다녀와!"

"응, 버스야. 그래, 잘 다녀올게요!"

따뜻한 말이 벌써부터 그립습니다.

새벽을 달려 기다리던 휴일이

그저 심드렁합니다.

"오늘 뭐 먹을까?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들어줄 사람이 없는 걸요.

남들은 불타는 금요일이라고 또 얼마나

복닥거릴지 모르겠습니다.

바라봄이 부럽습니다.

부대껴 같이 할 누군가가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부러움 가득한 곳으로 가는 길이

무겁고 쓸쓸하기만 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