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여기에 있을 겁니다

비록 그대 찾지 않는다 해도

by 이봄

이 계절은 마치 아주 아주 오래전부터 나를 위한 맞춤 가을인 것만 같습니다. 천둥과 벼락은 때때로 울고 번쩍여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그래도 모자란다 싶으면 김여사의 역주행이 정신을 번쩍 차리게도 합니다. 오늘은 또 그랬습니다. 꿈도 없던 새벽인데 요즘은 매일 꿈을 꿉니다. 그것도 가위에 눌리는 악몽이 전부입니다. 그러던 차에 초인종이 울고 노크소리가 똑똑똑...

아닌 줄 뻔히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심장이 뛰었지요. 정말 그랬습니다. 잠에 취한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번쩍 일어나 문을 열었습니다.

"아, 우라질. 젠장할 여편네들~~!!!"

욕이 절로 나오더군요.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됐거든요!"

짜증이 짜장으로 밀려들었습니다. 믿고 싶으면 곱게 당신들만 믿으시길 간곡히 바랐습니다. 믿지 않는 자유도 염두하면 얼마나 좋을까 했지요.


가뜩이나 울고 싶은 날, 누군가 뺨이라도 때릴라 치면 옳거니 하면서 땅이 꺼지도록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몰랐지요. 숨을 들이마시다가 목젖에 걸릴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목에 걸리더군요. 숨을 쉴 수 없다는 말, 오늘의 내가 그렇습니다. 어쩌겠어요? 나만의 문제인 것을요. 그러려니 하다가도 문득, 호흡이 가빠지는 순간이 오더군요. 종지 만한 가슴을 갖은 탓이겠지요. 맞아요. 내 그릇은 그렇습니다. 그래서 늘 주절거리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수급불류월!"

水急不流月, 물이 아무리 급하게 흘러도 달은 흐르지 않는다, 하듯 나도 늘 여기에 있습니다.

미련 맞고 생뚱맞아도 나는 언제까지 일지는 몰라도 여전히 당신을 떠나보내지 못했고, 이러다 죽어도 여한 없지요. 당신이 보고 싶은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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