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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달에도 봄은 오는가
사랑海
끝내 파랗게 멍울 드는 바다
by
이봄
Feb 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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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 하나 쓰려다
구겨진 종이가 얼마인지 모릅니다.
쓰다 버리고 버려진 종이 다시 펴고서
겹쳐 쓰기를 몇 번.
그래도 끝내 마음에
드는 글씨 하나 찾지 못했습니다.
잘도 떠들던 수다가 그대 앞에만 서면
금덩어리 침묵으로 무겁기만 합니다.
호흡은 가빠지고 혈관은 곤두서지요.
벌겋게 상기된 얼굴은 숨길 수가 없고
떨리는 발걸음은 주책맞지요.
엉망진창 꼬여버린 실타래가
바닥을 구르고야 맙니다.
하던 짓도 멍석을 깔아주면 멈춘다고
마음 다해 잘하고 싶다 마음먹으면
오히려 괴발 쇠발 엉망입니다.
고백의 말이 파도처럼 너울거렸습니다.
끝도 없는 말들이 포말로 부서져도
가슴 깊은 곳에선 또다시 말이 샘솟고
이내 파도로 밀려들고야 맙니다.
아, 내 사랑은 바다입니다.
조그만 몸뚱이로 바다를 품을 수 있다는 걸
예전엔 알지 못했습니다.
상상이나 할까요?
"당신 사랑해!"
짧고 짧은 문장 하나 쓰려다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서야 알았습니다.
내 사랑은 바다입니다.
당신 사랑해, 사랑해!
고백하다가 끝내 파란 멍울 들고야 마는
바다가 내 사랑입니다.
하늘을 품은 바다고 바다를 품은 하늘입니다.
끝없는 내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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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보글보글 찌개가 끓고 양념같은 이야기들 곁들이는 것. 삶은 그런 거야. 글 송송 캘리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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