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끝난 게 아니었어요. 어제 오전 심전도 검사를 했었지요. 그 결과를 설명하던 말끝에 그러더군요.
"내일 시술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해야 할 거예요"
부위가 부위다 보니 절로 두 손을 모으게 됩니다. 어디 귀하고 소중하지 않은 몸이 있을까 마는 생사여탈을 쥐락펴락하는 심장이야 말해 뭣하겠어요. 심장을 감싸고도는 관상동맥이 세 줄기 있다고 합니다. 그중 중심을 감싸는 동맥이 막힌 듯하다 합니다. 뚫어야지요. 장황하게 중언부언 설명을 하는데 듣고 있던 아들 녀석의 얼굴이 찡그려지더군요. 무섭다고 합니다. 만의 하나를 염두한 설명이거니 한다고 해도 두려움은 두려움입니다.
"아버지, 잘 되겠죠?"
"그럼 괜찮아. 잘 될 거야. 걱정하지 마"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뭘 장담하겠어요. 그저 말이라도 그렇게 해야지 어쩌겠어요.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잘 돼야지요.
말은 끝까지 들어야 그 뜻을 알고, 일은 끝나야 그 끝을 안다고 끝난 게 아니었어요. 아슬아슬 위태로운 바람은 벼랑에서 붑니다. 자칫 헛발이라도 디디면 추락입니다. 날개도 없는 추락은 볼성사납게 이빨을 드러내고야 맙니다. 더는 시간을 낼 수 없는 아들이 떠나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지요. 걱정 마라, 걱정 마라! 다독여 보냈습니다. 대문은 멀고 마당은 넓다지요. 연약하고 앙상한 게 목숨이기도 하다만 때로 강철같이 단단하고 쇠심줄 마냥 질긴 것이 또한 녀석이기도 합니다. 다만 심란한 마음이야 어쩔 수가 없습니다. 풍전등화라고 온갖 나쁜 상념이 바람으로 불 뿐입니다.
느티나무 시원한 그늘에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초록은 싱그럽고 촘촘한 이파리는 빈틈도 없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햇살 반짝이는 사이마다 바람이 따라붙었습니다. 시원한 바람입니다. 촛불 앞에 부는 바람이야 손사래 시끄럽게 떨어야지요. 체면이고 뭐고가 없습니다.불안하게 떠난 아들 녀석 반갑게 만나야지요. 오늘의 최선은 그게 전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