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꿎은 내 누님은 거울 앞에서 떠나지 못했고, 골골마다 옮겨 다니며 울던 소쩍새는 목이 다 쉬고서야 울음을 멈췄다 했다. 천둥이 울고 소낙비 몰려가던 날에도 두 손 모아 기도했다던가. 봄, 여름, 가을 긴긴 날들 앞에서 서성이고, 울던 마음이 마침내 꽃으로 피던 날, 서리는 모질게도 서걱거렸다지.
행여라도 그러지 마시라. 나 홀로 꽃으로 피었다 우쭐대지 마시라. 너 하나 피우기 위해 봄부터 울던 소쩍새의 지고지순함을 떠올려야만 하고, 괜스레 거울 앞을 서성이던 내 누님은 어미의 타박을 됫박으로 드셨나니. 두 손 모아 기도하던 마음들이 꽃으로 피고 향기로 맺혔다 생각하기를. 홀로 피는 꽃은 없다 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대답해 주렴!"
거울 앞을 서성이던 애꿎은 누님은 날마다 거울을 보며 채근을 했고, 덩달아 나는 동화 속 마법의 거울이 되어야만 했다.
"그야 당연히 은경 누님이시지요. 백 번 천 번을 물으셔도 제 대답은 변함이 없습니다"
"친구야? 먼저 그 꽃들도 간밤의 서리에 다 시들었겠지?"
이른 서리 내리던 날, 걱정도 팔자였던 친구란 놈도 너의 안부에 애를 태웠다고 했다.
꽃 한 송이 피고 지는 데에 설친 잠은 동산처럼 쌓였다 했다던가. 그러니 행여라도 우쭐대지 마시라. 말 없다 한들 빈 들에 피고 지는 너를 모른다 할까. 상서로운 눈 머리에 이고 향기로울 너임을 모르지도 않거니와 너 닮아 어여쁜 누님도 날마다 그리고 마는 것을. 그나저나 목이 쉰 소쩍새는 잘 지내는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