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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라?

by 이봄


꽃 피고 지는 것에 야박하지 않지요.

계절이 오고 감에 마중하고 배웅하는

걸음이 뜸하지도 않고, 소낙비 몰려가면

끝자락에 매달려 너울대는 나를

만나는 게 나쁘지도 않아.

가마솥 그득하게 팥죽을 끓이면 어때?

아궁이에 장작불이 타고 새알심 히죽히죽

장난을 치도록 팥죽이 끓으면 지나는 객

반갑게 잡아끌어 욕심껏 사발 가득

내어주면 동짓달 긴긴밤도 도란도란

저물고 말이야.

一喜一悲, 하는 짓이 가볍다 나무란다면

뭐 그렇더라도 상관은 없어. 원래 생겨먹은

게 그런 것을 굳이 아니다 할 이유도 없고.

스스로 군자라 칭한 바도 없고 선비님네

흉내 낸 적도 없으니 그저 바람에 나부끼는

하나의 나뭇잎이면 또 어떨까 싶고.

一葉片舟에 내 마음 싣고 바다를 마다할까.


희망이 도대체 무엇이오?

꿈이란 또 무엇이고 어떻게 사는 게요?

늘 허허실실 히죽거려야 잘 사는 겐지

그 또한 잘 모르겠소.

새벽 동이 트기도 전에 찾아와 똑똑

창문을 두드리는 참새들이 몹시도 반갑고,

짹짹 녀석들의 소란스러움이 때때로

사람의 말보다 더 정겹기도 하고....


날이 밝았으니 또 기뻐하고 아파하리다.

나는 그게 그냥 좋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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