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by 이봄


기다리던 비가 내렸다.

벌겋게 얼굴 달아오른 꽃이 피었다.

휘적휘적 바람에 흔들리다가 꽃이 졌다.

빈 잔 가득 노오란 맥주가 채워지고

이내 하얀 거품 톡톡 꺼졌다.

대신 벌겋게 얼굴 달아오른 사내가 웃었다.

휘적휘적 걷다가 철푸덕 주저앉았다.

꽃이 피었다 졌고 꿈꾸다 꿈을 깼다.

노오란 개나리 떼 지어 피던 날

빈 잔 가득 노오란 봄비가 내렸다.

취해 피던 꽃들과 꽃처럼 웃던 사내가

덧없이 지고 주저앉았다.

봄비 내리던 그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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