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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박정희, 싱가포르는 리콴유가 있다

Lee Kuan Yew Prime Minister of Singapore

by 저스틴
122384_144855_246.jpg 박정희와 리콴유 / (출처) 박정희-박근혜 vs 리콴유-리셴룽 세습통치의 과제, 미디어오늘


아시아의 두 마리 용, 박정희와 리콴유

흔히 일본을 이어 아시아의 미래를 책임질 '네 마리의 용'을 가리켜, 한국, 싱가포르, 대만, 홍콩을 일컫는다. 그러나 용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머리가 방향을 틀어야 꼬리가 그 뒤를 따르듯, 한국의 용머리는 '박정희' 대통령이, 싱가포르의 용머리는 '리콴유'였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물론 두 사람에 대한 도덕적 잣대, 경제기여에 대한 공헌의 크기 등 부수적인 논의들은 모두 번외로 한다)




일본이 없었으면, 박정희도 리콴유도 없었다

1917년 출생 박정희. 1923년 출생 리콴유. 태평양 먼 바다와 대륙을 건너 한평생 만나볼 수 없는 먼 나라에서 태어난 둘이지만, 단 하나의 필수불가결한 태생적 공통점을 갖고 태어나고 자랐다.


'일본'. Japan.


스크린샷 2023-01-28 오전 11.50.34.png 박정희의 유년 시절 / (출처) 영남 유림의 퇴락한 후손으로 신식교육 받은 엘리트, 한국증권신문 외 1건

박정희 : 선생에서 군인으로

박정희가 태어난 해는 1910년 한일합병 이후 한반도에 일본 문화, 사람, 정치/제도가 주입되는 시기였고, 어린 박정희는 일본이 세운 구미공립보통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우며 자랐다. 분필을 잡던 사범학교 선생님에서 일본 육사로 편입하여 칼을 쥐게 된 군인 박정희의 삶은 한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일제(일본)가 장악한 한반도의 치욕 시대가 나은 역사적 인물, 산물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IE002903704_STD.jpg 영국군 일본에 항복하다 / (출처) '대동아 전쟁' 신화가 청산돼야 할 이유 [일본史람], 오마이뉴스

리콴유 : 일본군 총칼에 죽다 살아나다

리콴유는 1923년 싱가포르 한 중국인 부잣집 아이로 태어났다. 싱가포르, 말레이반도를 통틀어 최고 명문 사립학교로 손꼽히던 '래플스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도 '래플스 칼리지'로 수석 입학하며 탄탄한 여생이 보장되던 참이었다. 그러던 중 1941년 일본이 미국땅 하와이를 침공하면서 태평양 전쟁이 벌어졌고, 영국령이었던 싱가포르도 곧 일본군에 점령당하고 만다. 일본군은 싱가포르에 정착하자마자 중국인 약 10만 명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는데, 이 때 리콴유도 겨우 목숨을 건졌다고 후술하고 있다. 1945년 일본군이 세계 2차대전에서 패망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리콴유는 물론 싱가포르 또한 역사 속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았을까?




image.png (출처) 영국 캠브리지 유학 시절 리콴유(1947) /National Archives of Singapore

리콴유의 결심, 영국으로 유학가다

1945년 전쟁이 끝났지만, 눈 앞에서 동족, 친구들이 일본군 총칼에 죽어가는 것을 지켜 본 리콴유. 어릴 적 영국 식민지였던 싱가포르에서 영국식 교육, 영어를 사용했던 리콴유는 영국으로 유학을 결심한다. 런던정치경제대학교에서 정치/경제를 배우다 1년 만에 케임브리지대학 법대로 편입한다. (이유는 도시의 시끌벅적함에 싫어서 였다고..?) 다행히 법대를 무사히(?) 졸업 후 영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지만, 졸업 후 그는 곧바로 고향, 싱가포르로 향한다. 애초에 영국은 그의 목적이 아니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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