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난 그리움
날씨가 쌀쌀해진다.
지난주는 11월이라기엔 참 따뜻한 날이었지만 공기의 냄새에선 겨울이 섞여있어 이번 주쯤부턴 좀 추워질 것만 같았는데 신기하게도 그리되고 있다.
경험이란 게 그런 건가보다.
몇십 번의 가을과 겨울을 겪어보니 따뜻함 속에 숨어있는 겨울도 눈치챌 수 있는 그런 것 말이다.
어젯밤엔 오랜만에 네 꿈을 꾸었더랬다.
그리움도 이제는 좀 퇴색했거니 생각했는데 네 꿈을 꾸고 나니 그렇지만은 안더구나.
꿈속에선 너는 여전히 세상 제일 환한 미소로 웃음 짓고 있었다.
다행이다.
꿈이었지만 너에게 좋은 일이 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나를 부르는 그 목소리는 어찌 또 그리 생생한지.
마치 네가 내 바로 옆에 있는 듯한 착각도 들었었지.
고맙구나. 아직도 나를 그 순수하고 맑은 목소리로 기쁘게 불러주어서.
잘 지내고 있겠지?
잘 지내리라 믿는다.
세상 반듯하고 거침없고 솔직한 네가 잘 지내지 않으면 어느 누가 잘 지낼 수 있단 말이냐?
혹시 힘든 일이 있더라도 너무 풀죽지 말았으면 한다.
삶이라는 것도 자성이 있어 좋은 마음을 가진 좋은 사람에겐 결국 좋은 일이 끌려오니 말이다.
나는 잘 지낸다.
오늘은 인터넷 쇼핑을 좀 했었다.
새로 그릇세트도 하나 사고 건강을 위해 좋은 음식들도 두어 가지 구매를 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건강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겠니.
화를 내든, 사랑을 하든, 꿈을 꾸든, 일을 하든 건강하지 않다면 모두 할 수 없는 일들이다.
너와 나도 이제 어느덧 적지 않은 나이가 되었으니 다른 건 좀 제쳐두고서라도 건강만큼은 좀 잘 지키도록 해보자.
그렇다고 너무 건강에만 얽매이는 것도 좋지는 않겠지만 건강에 나쁜 것들만이라도 좀 피하며 살아간다면 우리 인생이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다.
행복도 건강해야 누릴 수 있으니 말이다.
날씨가 추워지니 옷도 좀 따뜻이 입어야겠다.
나도 이번 주부턴 약간 두터운 외투를 걸치고 다닌다.
아직까지 내복을 입지는 않지만 올해는 모르겠다.
좀 더 추워지면 올해부턴 내 겨울에 내복이 함께할 수도 있겠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추위를 많이 타서 추운 날은 정말 싫다.
그래도 나는 겨울이 좋다.
코끝이 아려오는 찬바람이 불 때 느껴지는 그 쌀쌀하고 깨끗한 공기가 좋다.
밤하늘 반짝이는 북두칠성과 큰 곰자리를 선명히 볼 수 있는 것도 좋다.
올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구나.
남은 한 해 부디 무탈하고 건강히 나길 마음을 다해 바란다.
너의 건강한 웃음이 언제까지라도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길 바란다.
잘 지내거라.
나도 그럴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