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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용 May 29. 2016

이하이의 그리움 묘사

사랑의 온도


여러분은 사랑스러운 뭔가를 떠올릴 때 무엇을 생각하시는지? 뭘 생각하든 자기 마음이다. 초콜릿 냄새든 기쁘게 이야기하는 목소리든 상관없다. 사랑의 순간은 오감의 모든 행복한 기억과 연결될 수 있다. 가만히 있어도 어떤 눈빛, 감촉, 체취, 함께 먹던 음식의 맛 같은 것들이 갑자기 떠오르는 것처럼. 


이하이의 ‘손잡아줘요’ 속 여자의 사랑은 온도와 이어진다. 그녀에게 사랑은 연인의 손을 잡던 순간, 그 중에서도 따뜻한 손의 온도다. 여자는 ‘나의 손을 잡던 그대의 손길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여전히 기억한다. 그녀의 연인은 잡기 좋은 손을 가졌던 것 같다. 손을 잡을 때의 느낌이 꼭 좋은 것만 것 아니다. 수세미처럼 손이 거칠거나 젖은 수건처럼 손에 땀이 많다면 손을 잡는다는 생각만 해도 눈살이 찌푸려질 수도 있다. 잡기 좋은 손을 갖고 태어난 것도 큰 복이다.


사랑은 따뜻한 온도로 떠오르고 전해지며 새겨지는 것 같기도 하다. 노래 속 여자도 말한다. 온기를 가진 그대의 손길은 좋지만 바람이 불어서 차가운 건 싫다. 그녀를 안아주던 연인의 품 속은 둘만의 이불 속처럼 따뜻하지만 연인이 사라진 채 혼자 있는 곳은 거기가 어디든 마음이 비어서 차가우니까 싫다. 그러니 그녀는 노래한다. 한번만 더 손 잡아 달라고. 한번만 더 안아 달라고. 바람이 불어서 차가우니까, 마음이 비어서 차가우니까. 그대가 없으면 너무 추우니까, 그대는 참 따뜻했으니까.


피부를 통해 전해지는 온기는 마음까지 올라가 순간을 덥히고 오랫동안 맴돈다. 사랑하는 생명체와 붙어 있을 때 느껴지는 미열 속의 은은한 안도감은 사랑하고 껴안아 본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사랑이 전해주는 따뜻한 감촉은 바꿀 수 없이 소중한 만큼 사라졌을 때의 상실감도 굉장히 크다. 체온은 다 비슷할 텐데도 누군가의 온기는 다른 사람으로 채우거나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포옹이 익숙해지다 보면 각자의 몸에 있는 곡선을 기억하며 자연스럽게 서로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게 된다. 그 익숙한 따스함과 바꿀 수 있는 걸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아무튼 따뜻한 건 좋은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매번 사랑하는 사람과 껴안고 있지는 못할 수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매번 붙어 있지 못할 수도 있고 이 노래 속의 사정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떠났을 수도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라도 주변에 괜찮은 목욕탕 하나쯤은 알아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조용하고 깨끗하고 따뜻한 탕 안에 있다 보면 잠시나마 이런 저런 고민이 사라질 때가 있다. 목욕 하시고 나면 <뷰티톡>에서 알려주는 화장품 바르는 것도 잊지 마시길. 지금 손 잡은 사람도 소중히 여겨 주시고. 




앱 매거진 <뷰티톡>에 연재하는 원고를 여기 옮겨 둡니다. 노래 가사를 빌어 말하는 일종의 연애 칼럼입니다. 어떤 형태의 지적이든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 브런치에는 연재 시점의 2주 후인 매주 금요일에 원고가 올라갑니다. <뷰티톡>은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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