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도 좋고 어감도 좋고 놀림받지 않으면서 흔하지 않은 이름 어디 없나요
# 1. 옥 옥 옥 자로 시작하는 말은
간간이 아기 이름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옥씨 성에 어울리는 이름을 생각하는 나를 보더니, 아빠가 말씀하셨다.
“구슬 어떻노? 옥구슬 아이가.”
아니, 아빠, 아무렇게나 지은 동화책 주인공 이름 같아. 일단 그건 아니야. 아니, 옥동자도 안 돼.
# 2. ‘옥’이라고 놀리지 말아요
‘옥’씨 성을 갖고 평생을 살아온 신랑은 나름의 원칙이 있었다.
“가운데 글자가 ‘지’는 안 돼.”
“왜?”
“거꾸로 하면 지옥이니까.”
“(당혹)”
“‘수’도 안 돼. 옥수수 같아.”
“... 장판이 아니면 되는 거 아냐?”
# 3. 높은 곳을 향하여
신랑에게는 또 다른 원칙이 있었다.
“‘하’도 안 돼.”
“그건 왜?”
“‘아래 하(下)’라서 안 돼. 밑인 것 같잖아.”
“그러면 ‘옥상’으로 하자. ‘위 상’이니까. ‘옥돔’은 어때? 최상품이야. 아! ‘옥황!’ 최고 지존 이름.”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아. 드립을 멈출 수가 없네.
# 4. 글로벌 시대
“‘옥소녀’ 어때? 마이 네임 이즈 옥걸(girl. 대충 붙여 발음하면, 옷걸이). 아니면 ‘옥하린’? 마이 네임 이즈 오카리나.”
“ㅋㅋㅋㅋㅋㅋ”
이미 나에게로 하여 집착하게 만든 넌.
# 5. 고민은 진행 중
여전히 이름을 고민하고 있는 나를 보고, 이번에는 이모가 진지하게 말씀하셨다.
“동동이 하지?”
“(왜 진지하지?) ... 옥동동? 할머니가 되면 동동 할머니?”
이름 짓는 거 어려워. 어렵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