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지난날은 너무 힘이 들었지
해가 바뀌었기에 또 기대를 걸고 있어
지금까지 보다야 낫겠지
이보다 더 할 수 있을까
아직도 여전히 힘에 부치는 날들에
나는 음력 1월이 시작되면이라고 운을 띄어봐
연휴가 끝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면
우린 뭐라고 할까
그럴 새도 없이 정신없이 한 달이 지나가겠지
눈이 녹아서 비가 되면
마른가지가 꽃봉오리를 피우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면
스물네개의 절기를 다 말하겠지
그래도 나는 어리석은 희망을 노래할 거고
지치는 날엔 네가 대신할 거야
창 밖을 보며 여인이
하얀 꽃이 가득한 배밭이라고 말해
아직 아무것도 없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눈에는 하얀 꽃이 훤히 보여
나도 담 밑을 지나며 생각해
여기 샛노란 개나리가 쭉 펼쳐질 거라고
우리가 걷는 길은
아직 피지 않고
그래서 지지 않은 자리야
나무를 보니 솜털 돋은 봉오리들이
우수수 맺혀있다
봄이 오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