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끗 차이 10
세련됨과 어색함

by 빡작가


세련됨과 어색함


나는 패션에 유난히 민감한 사람이다.

컬러를 맞추거나 액세서리를 고르고, 그날의 드레스 코드를 철저히 맞추려 노력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가 과연 어떤 스타일로 나타날지 늘 궁금해하곤 하지요. 어느 날은 빈티지, 또 어떤 날은 우아함, 귀여움 등 그 스펙트럼이 참 다양하다. 덕분에 외출 준비에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다. 전날 드레스 코드를 생각해 두었어도, 날씨에 따라 그 생각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가끔은 이미 입은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옷으로 갈아입기도 한다. 이렇게 옷의 '한 끗 차이'가 그날의 기분을 좌우한다.

지인들은 나보고 예민하다고 하지만, 그 '한 끗 차이'는 마치 그날의 운세처럼 삶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런 내 모습이 과한 걸까요?


에필로그 – 그 한 끗이 만든 길


돌아보면, 내 인생은 수많은 ‘한 끗 차이’ 위에 서 있었다. 5분 늦게 나간 덕분에 피했던 사고, 그날 용기를 내지 않아 놓친 기회, 한 번의 말실수로 멀어진 사람, 그리고 한 번의 웃음으로 가까워진 사람. 그 차이는 늘 크지 않았다. 눈금으로 재면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 작은 차이가 내 삶의 방향을 통째로 바꿔놓았다.

살다 보면 우리는 선택 앞에 선다.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내디딘 발걸음이 큰 파도를 불러오고, 때로는 아주 사소한 주저함이 내 삶을 지켜주기도 한다.

한 끗 차이는 단순히 ‘행운’이나 ‘불운’이 아니다. 그건 내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어떤 태도로 사람을 대하며, 어떤 순간에 멈추고, 어떤 순간에 나아가느냐의 결과물이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또 하나의 ‘한 끗’을 지나고 있다. 그 한 끗이 어디로 나를 데려갈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그 길 위에서 나는 계속 배우고, 계속 변할 것이란 사실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