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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자의 썰 Mar 06. 2016

천국 영순위

Dorothy 이야기

내가 처음 오피스를 시작했을 때 가장 도움을 많이 받았던 사람들이 우리 병원 주위에 있는 social worker 들이었다. 그들이 돌보는 장애인들을 하나씩 데려오기 시작했고 (처음 병원을 시작한지라 워낙 예약하기가 쉽기도 했다.) 그들을 치료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social worker 들 사이에 소문이 났고. 그들이 돌보는 장애인을 뿐 아니라 그 장애인 가족들, 나중엔 social worker  본인들의 가족들이 무슨 감자 뿌리처럼 줄줄이 오기 시작했다.  우리 병원은 그렇게 시작했다. 23년 전에.  


얼마 전에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어떤 장애를 가진 여자분을 환자로 보기 시작했는데.. 이분을 치료하기 전에 그녀의 가족들을 먼저 보기 시작했었다.  만족한 그분들이 집안에 있는 이 장애 여자분을 데리고 나왔고, 나에게 치료 부탁을 해왔다.  장애가 좀 심했지만.. 이미 우린 그들을 치료하는 데는 나름 베테랑 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Dorothy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몇십 년이 넘게 해결하지 못했던 치아 문제들이 우리 오피스에서 꾸준히 끈기를 가지고 시작해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왔다.  


그리고보니 이 환자들 가족들 Last Name이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내가 있는 Bucks County 에 대형 슈퍼마켓 체인이 하나 있는데 그 이름이랑 이 환자분들 Last Name이랑 같다.  그녀를 데리고 온 숙모라는 분에게 살짝 물어보니 이 가족들이 그 슈퍼마켓 체인의 주인이란다. 형제 다섯이 운영하는 패밀리 비즈니스란다.  와.. 왠 열?..  무슨 백만장자급의 사람들을 내가 맨날 만나고 있었다.  그런 재력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소박 하기론 천사 같은 사람들이었다. 그런 재력이 있는 집안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분들이 올 적마다 그들의 이름으로 만드는 감자칩을 잔뜩 들고 오고, 우린 너무도 부담없이 그리고 감사히 받아먹는다. 




최근에 오피스에 새 환자들의 예약 전화가 많이 왔고, 그 새 환자분들이랑 이야기를 좀 하다 보니 하나 같이 그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알고 보니 Dorothy를 돌 본 우리가 그 슈퍼마켓 체인에 소문이 나버린 것이다.  딱히 주치의가 없던 분들이 우리 병원으로 마구 오기 시작한다.  그 슈퍼체인이 한 5-6개 되나?  한 지점에 직원이 한 백여 명씩 되겠지?..  대박..   







이미 난 너무 간절히 체험한 사실이지만, 장애인을 돌본다는 것이 이런 것인것 같다.  천국에 들어갈 영순위는 이 땅에서의 장애인들이라고 성서엔 기록한다.  천사들은 언제나 연약하기 짝이 없는 그런 모습들이고, 우린 언제나 지나친다. 들어난 천국의 비밀을 우린 매일 지나친다..   하지만  작은 이에게 물 한잔 건네는 것은 매일의 decipline 이 필요하다. 지금도 Social Worker 뿐 아니라, 어디서든 장애인이나 그 식구들에게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다시 한번 존경의 눈으로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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