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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척이는 겨울밤

따스함이 좋아

by 새벽종 종Mu

12월...

끝이면서 시작인 그런 시간의 마디.

반성도 위안도 소망도 동시적으로 품어지는.


ㅡ마당이 온통 하얗다.

풀풀 날리는 흰 눈, 그저 하얀 점처럼 잘디잔 눈송이들, 어딘가에 닿아 어딘가에 고여지는 정적의 순간.


이런 날, 오랜만의 문자 메시지.

지상의 사람으로서 연말 무렵의 특별하고도 고유한 내심을 서로 조심조심 교환해 본다.


만약 춥고 눈 오는 겨울이 아니었더라면 12월 특유의 감상도 조금은 달랐을 것이다.


겨울을 배경으로 묵은해를 보냄과 동시에 새해를 맞아야 하는 쫓김 비슷한 기분을 무엇으로 형용할 수 있을까.

어쩌면 냉장고 속에 넣어진 김장김치는 느꼈을지도 모른다. 붉은 속으로 천천히 익어가며 우리에게 지금쯤 물음을 띄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나를 쟁여둠으로써 그나마 조금이라도 안심할 수 있겠지요?"


마당에 흰 눈이 아무리 고와도 찬 바람이 싫어 실내 온도만 신경 쓰는 겨울 곰. 그래서 더욱 잠들 수 없는 봄날의 꿈 자락. 밤이 깊어도 그것을 꼭 잡은 채 뒤척이는 기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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