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lass of wine, A glass of life.
한동안 와인에 관한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사실 말이 좋아 와인글이지 썼던 글들을 보면 와인은 꼴랑 한 스푼이나 들어갔을까요. 이런저런 수다가 대부분인, 마치 트러플분말이 0.0000007% 함유된 모대형 마트 PB 브랜드 트러플 감자칩 같은 얼치기 와인글들이었지만, 어쨌든 그런 얼치기 와인글조차 한동안 쓰지 않았습니다.
그럼 그동안 와인을 안 마셨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어쩌면 와인에 관한 글을 썼을 때보다 와인을 더 많이 마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와인을 더 많이 마셨다고 해서 와인글을 더 많이 쓸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더 많이 공부하면 성적이 더 좋아지게요? 흠..
그럼 더 많이 먹으면 살이 더 찌겠네요? 응?
그럼 더 많이 운동하면 근육이 더 많이..
아.. 이게 아닌데..
서두를 길게 가져가는 건 여전한 버릇입니다.
이게 길어서 좋을 것도 없지만, 짧다고 없는 인기가 더 생기지도 않을 거라서 이젠 그냥 포기하고 원래 컨셉을 유지 중입니다.
주저리주저리, 나불나불, 조잘조잘, 내키는 대로, 손가락 가는 대로,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떠돌아다니는 컨셉입니다. 오랜만에 와인글을 하나 올리려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혀 엉킨 실타래 풀듯 이렇게라도 풀어보는 것이니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갖고 봐주시겠어요? 감사합니다.
그제밤 혼자 먹은 와인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모처럼 너무나 맛있는 와인을 먹고 앉아서 멍을 때리고 있으니 이런 생각이 딱 들더라구요. 어쩌면 와인글이라는 게 그날 그 와인으로 바뀐 분위기, 그에 따라 바뀌는 감정들, 그 감정들에 휩쓸려 따라오는 과거의 기억들, 그 기억들 위로 쌓여가는 현재의 사건들, 그 사건들을 뒤로하고 무한히 뻗어나가는 미래의 시간들을 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린 이런 종류의 글을 뭐라고 지칭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죠. 맞습니다. 일기.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요, 이렇게 와인글을 쓰게 되면 글도 쓰고 일기도 쓰고 한 번에 두 가지를 쓱싹!
다시 와인글을 쓰게 된 계기입니다.
연재는 비정기적이며 분량은 화마다 다를 예정입니다. 먹고살아야 글도 쓰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아, 제가 생업전선에 다시 뛰어들었단 얘기를 안 했던가요? 너무 정신이 없었네요. 아주 버라이어티한 급여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이 급여꾼 노릇에 대한 글도 한 번 끄적여보겠습니다. 이렇게 계획만 하고 미뤄둔 글들이 어언..
왠지 몇몇 분들의 노려보는 시선이 느껴집니다.
이제 글을 마무리할 때인가 봅니다.
그럼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여러분 모두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2025.02.14
박나비 배상(잘못해서 물어주는 거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