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못한 과장님의 퇴사
그래도 다행이다. 뽀뽀 씨 정규직 되고 퇴사해서.
그렇게 말씀하시고 결국 과장님은 떠나셨다.
과장님이 퇴사를 결심한 이유를 얼핏 들었다. 입사한 지 2개월 즈음에 근로계약서를 쓰는데 대표님께서 정규직이 아니라 계약 연장이라는 말을 꺼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과장님은 배신감이 차올랐다. '뭐지? 나를 이용하고 버리려는 건가?'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고. 대표님과 과장님은 서로 대화가 부족했다. 입사하고 두 분이 말한 걸 본 적이 손가락에 꼽는다. 그래서 오해가 쌓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상처 받은 마음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이제 와서 소통을 자주 한다고 해도 한번 떠난 마음은 다시 붙잡기 힘든 법이다.
나였어도 정규직이 아닌 '계약 연장'이라면... 회사에서 더는 일하고 싶지 않아 질 것 같다. 또 그 불안한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니, 그건 비참한 짓이다. 그렇게 회사는 소중한 사람을 한 명 잃었다. 이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실수는 하지 않겠지. 조만간 아무도 뽑을 것 같지 않다. 그래서 나는 혼자서 조그마한 쇼핑몰을 운영해야 한다.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누구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고, 관심조차 없다. 대표님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계신 걸까?
오늘 인사팀 과장님께서 잠깐 내 자리 근처로 오셨다. 그래서 나는 이때다 싶어 가볍게 툭 말을 던졌다. "앞으로 혼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과장님은 웃음기 없는 얼굴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상황이 지속되면 뽀뽀 씨한테도 절대 좋지 않아요. 평가 또한 나쁠 거고요.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셔야 해요. 대표님한테도요." 그때는 어리석게도 '내가 더 노력했어야 했는데' 하고 회사가 아닌 스스로를 책망했다.
그런데 1시간이 지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아니, 본인들이 뽑아놓고 어떤 식으로 일하면 되는 건지 말도 안 해주는 회사가 어딨어. 뽑아놨으면 그에 맞게 책임을 지고 일을 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 왜 갑자기 나한테 떠넘기는 거지?' 갑자기 이 회사에 있고 싶지 않아 졌다. 그나마 남아있던 불씨도 사라지고 말았다. 그냥 마음 같아서는 하던 일도 다 때려치우고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없는, 하지 못하는 내가 너무 바보 같았다.
나는 변화를 끔찍이 싫어하는데 회사에 다니니 매일매일이 변화다. 그것도 전혀 이득도 없는 나쁜 변화만 가득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