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었던 사람만 바보가 돼
지난달 첫 임신 시도를 했다. 그런데 생리예정일에 생리가 터지고 말았다. 첫날 생리양이 너무 적어서 혹시나 착상혈일까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너무 비참하게 느껴졌다. 마지막까지도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생리가 너무 너무 미웠다.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한 탓이었을까. 생리예정일이 다가오자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이제 겨우 첫 시도였는데, 제대로 한 것도 아니었는데도 머릿속은 임신 생각으로 가득 차 미쳐버릴 것 같았다. 지금도 이 정도인데, 임신 실패가 반복된다면.. 그때 나는 얼마나 피폐해질지 걱정되기도 했다.
도대체 임신 준비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마음을 편하게 먹으면 임신이 잘 된다고 하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번 임신 준비를 통해 하나 깨달은 점이 있다. 바로 '열심히 할수록 실망도 크다'는 점이다. 배란일에 맞춰 열심히 숙제를 했지만, 결과가 따라오지 않자 실망감이 컸다. 나는 그만큼 노력했으니 결과도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사실 임신이든 로또든 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매일 시도하는 것뿐이고, 결과는 운이 따라줘야 한다. 그래서 열심히 할수록 실망감이 커지는 것 같다.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시도한 사람들이 한 번에 임신에 성공한 경우도 많지 않은가.
이번 임신 준비를 통해 삶에 대한 깨달음도 얻었다. 나는 항상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20살,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나는 나 자신을 110%까지 갈아넣으며 열심히 일했다. 아픈 날에도 빠짐없이 출근했고, 야근까지 자처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나자 탈이 났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얼굴이 쉽게 빨개지고 예민해지며 화가 났다. 장 상태도 안 좋아졌다. 그렇게 결국 나는 퇴사를 하게 되었다.
지금 회사에서는 내 에너지를 일부러 70%만 쓰려고 한다. 옛날에는 오늘 하지 않아도 되는 일까지 다 끝내고 퇴근했지만, 지금은 일부를 내일로 미루고, 중간중간 쉬기도 한다. 그랬더니 지금은 회사 생활을 2년째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이로써 깨달은 것은, 꾸준히 하려면 가볍게 시작해야 하고, 그 마음을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내가 여러 가지 일을 그만둔 이유는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진심이었기 때문이다. 늘 열심히 했기에 매일이 힘들었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감정적 타격도 컸다.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기에 결국 마음이 지쳐 멈추게 된 것이다.
이번 임신 준비도 너무 열심히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일부러 70%의 노력만 하려고 한다. 그래야 나의 마음을 지킬 수 있다. 임신 준비뿐 아니라,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도 이 마음을 지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