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인 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다에 지는 별 Nov 26. 2022

흔들고, 흔들릴 수 있음에 아름다운 사랑

사랑에 목말라하던 때가 있었다.  하루 종일 보고 싶어 그 사람의 그림자를 따라다녔던 시간이.

그 사람에 대한 갈망에 가슴이 시꺼멓게 타들어 가도 내달리기만 할 뿐 멈춰지지가 않던 그 마음이 무척이나 고통스러웠었다.  


이제는 그런 시간이 오는 것이 두렵다.  그저 평온하고, 조금은 지루한 일상이 소중하고 감사하기에 더 이상 누군가를 마음에 담기기라도 할까 봐 그 어떤 인연의 고리도 걸지 않기 위해 뒷걸음질 치기 바쁘다.

활활 타오를 수도 있지만 더 이상 불을 붙이기 싫어 외면하고 돌아서는 지금의 내가 있다.

  

불덩이 같이 벌겋게 달아오른 가슴으로 내게 달려드는 그를 옆으로 밀어 둔다.

달려오는 그 마음, 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마음... 두 손에 그 마음을 받아 들 수는 없어도

그 감정의 선들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혼자 날뛰다, 훨훨 춤을 추다 사그라들 감정들이지만 아름답다.  

그러한 감정들에 손잡고 춤출 수는 없어도 달려오는 감정에 몸과 마음이 흔들리고, 흔들 수 있음에 아름답다. 이 또한 삶의 고운 빛깔 중 하나이기 때문이리라. 

가을이다.

누군가에게는 신열이 오르 듯 가슴 답답할지도 모를 이 가을이어서 아름답다.

가을도, 사랑도, 사람도 모두 아름답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