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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목 Apr 01. 2019

형용사에도 급이 있다

제4장 디자인진행요령(일반)_11

차갑게, 세련되게, 모던하게, 클래식하게, 캐주얼하게, 큐트 하게 등등 디자인의 형태 이미지나 콘셉트를 형용사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자이너에게 형용사는 조형과 거의 대등하게 중요한 표현 수단입니다. 


그런데 형용사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이 등급을 잘 이해하고 사용하여야 합니다.               

형용사는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으나 여기에서는 조형이나 디자인에 대한 평가에 사용되는 형용사를 주로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조형이나 디자인에 사용되는 형용사를 등급에 따라 레벨을 구분한다면 아래의 그림과 같이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제일 아래의 단계는 객관적이며 사실적인 형용사들입니다. 

빨갛다, 파랗다, 날카롭다, 둥글다 등은 사실의 상태를 묘사하는 혹은 표현하는 형용사들입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빨갛거나 둥그런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빨간 것을 다른 사람이 파랗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그 위의 단계는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는 느낌 혹은 정서의 형용사들입니다. 

푸근하다, 상쾌하다, 온화하다 등의 형용사는 어떤 사물이나 상태, 대상들에 대한 묘사가 아니라 사람 자신이 느끼는 정서, 감정, 상태 등에 대한 형용사입니다.


다음으로 제일 위에는 좋다, 나쁘다의 매우 추상적인 상태의 형용사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디자인이나 조형에 대한 표현으로 좋다, 세련되다, 날카롭다고 표현하는 경우와 세련되다, 현대적이다, 깨끗하다 라고 표현하는 경우 무엇이 다를까요? 전자는 날카로운 형태 요소를 가지고 있고 전체적인 이미지는 세련되며 그래서 좋다고 느껴지는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후자는 현대적이며, 깨끗하며, 세련된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전자는 인식(날카롭다) > 정서 혹은 이미지(세련되다) > 복합 정서(좋다)의 인과관계로 이해할 수 있으며, 후자는 복합적인 정서 혹은 이미지(세련된+현대적인+깨끗한)를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실수를 하는 경우가 형용사를 사용하여 앙케트 등을 만들어 이미지 조사를 할 때입니다. 

이 경우 디자인이 사람들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여러 개의 형용사를 사용합니다. 

이때 아래의 경우 1과 경우 2 중에 어느 것이 맞는 사용법일까요? 당연히 경우 2입니다.            


경우 1. : 좋다, 날렵하다, 날카롭다, 이상하다, 현대적이다

경우 2 : 날렵하다, 현대적이다, 차분하다, 역동적이다, 복고적이다


경우 1은 형용사의 다양한 층위가 섞여 있으며 경우 2는 같은 레벨의 형용사가 사용되고 있으므로 사람들이 디자인에 대하여 가지는 이미지를 파악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경우 2처럼 사용되어야 합니다. 


앞으로는 형용사의 사용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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