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림을 그리면 관계가 태어납니다

그림을 그리면 태어나는 관계

by 박윤경

저는 그림 그리는 변리사, 변리사이며 작가입니다.


변리사로 온종일 논리와 법 조문을 다루던 제가 붓을 잡고 물감을 섞기 시작하면 제 눈앞에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관계'들이 펼쳐졌습니다. 캔버스 위에서 색채와 형태가 맺는 물리적인 관계가 아니라, 그림 한 점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법적이고 상업적인 관계들이요.


그림 한 점은 세상에 나오는 순간 수많은 관계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창작자(화가)와 갤러리스트의 관계, 창작자와 작품을 아끼고 돈을 지불하고 소장하는 컬렉터(소장자)의 관계, 창작자와 작품을 포스터, 굿즈로 만들고 전시하는 이용자의 관계, 심지어는 창작자와 그의 작품을 학습하는 AI와의 새로운 관계까지.


이 모든 관계 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명확히 이해하고 주장해야 화가로서 흔들림 없이 창작 활동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많은 화가들이 법률적 문제를 두려워하거나,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의 법적 의미를 알지 못해 소중한 권리(저작재산권)를 헐값에 넘기거나 손해 보는 것을 보았습니다.


2023_007.jpg


내가 그린 그림인데 복제 사용료를 얼마나 받아야 할지 눈치 봐야 할까요? 컬렉터는 작품의 원본을 샀는데, 왜 무단으로 굿즈를 만들 수 없을까요? 이용자 입장에서 명화의 저작권이 소멸했는지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요? 이 책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저의 대답이자 변리사로서의 실전 가이드입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 여러분은 창작의 과정뿐만 아니라, 컬렉터나 이용자와의 모든 계약적 관계를 건강하고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창작자는 물론, 작품의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고 소장하는 컬렉터와 합법적으로 작품을 활용하는 이용자 모두에게 명쾌한 안내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