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륜주사 안아파여!!!
드디어 유방암 수술 당일!!
그동안 있었던 많은 일들과 여러 가지 감정들이 겹치며 잠을 조금 설쳤다.
그리고 쫄보인 나는 이미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너무너무 아프다고 소문이 자자했던 유륜주사와 와이어 삽입이 두려웠다.
수술 전 위치표식을 위한 와이어 삽입술을 진행한다.
난 이미 항암 전 클립을 삽입했는데..
왜죠? 왜 때문이죠?? ㅠ.ㅠ
우리 교수님은 그래도 해야 된다고 했고
국소 마취 하니까 괜찮을 거라고 했다.
통증에 민감한 나는 시술실(유방 초음파실)
들어가기 전 마취 많이 해주세요!!라고 요청했지만
“이건 마취 안해여” 라고 얘기하는..
선생님의 답변에 다시 한번 얼어붙었고
머리카락 굵기 정도의 얇은 와이어라 주삿바늘보다 얇아서 할만하다 하셨지만.. 이미 ㅋㅋㅋ
케모포트에 한번 속은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것과 다르게..
정말 머리카락 정도의 얇은 와이어였고
원래 그런 건지 서울성모병원 선생님 실력이 좋은 건지 큰 통증 없이 들어갈 때 따끔(주사보다 안 아픔)
그리고.. 굉장히 조심스럽게.. 와이어를 삽입하고
유방촬영 하며 위치를 조정한 후..
너무도 간단히 끝나버렸다.
안 아프다!!!
너무 쫄아버린 내가 민망할 정도로 안 아프다!!!
선생님은 또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칭찬해 주신다. 오늘 수술 잘 받으시라고!!
진짜.. 이 천사들..ㅠ.ㅠ
감사합니다 정말..
이동 요원의 도움 없이 유륜주사를 맞기 위해 씩씩하게 핵의학과로 갔다.
와이어삽입술에서 자신감을 얻은 걸까?
그래봐야 주사인데.. 잠시 아프고 말 꺼야!!
자기 최면을 걸어가며 핵의학과 도착
또 쫄고있는 나..ㅋㅋㅋ 으이구
“선생님… 이 주사가 그렇게 아프다면서요 ㅠ.ㅠ
저.. 통감이 민감한 편이라.. 최대한 살살 천천히
안 아프게 부탁드려요..ㅠ.ㅠ 너무 무서워여“
좀 오버스럽긴 하지만..
내가 극도로 무섭거나 힘든 부분이 있으면
의료진한테 정확하게 얘기하는 편이다.
항암 부작용은.. 무던히 버텨내는데..
찌르고 째고 하는 건 나에게는 너무 무서운걸 ㅠ.ㅠ
(피 나오는 영화도 잘 못 보는..ㅠ.ㅠ)
너무도 감사하게 서울성모 의료진들은 그냥 흘려듣지 않고 그런 나를 조금 더 세심하게 신경 써주었다.
”최대한 천천히 안 아프게 해 볼게요.
그래도 약이 퍼지면서 조금 아플 수 있어요 “
이번에도 안 아프다!!
솔직히 이번에는 바늘 들어가는 것도 안 아프다!!!
아니 대체 나는 어제 밤새 왜 쫄았던거야..ㅋㅋ
이쯤 되니 ㅋㅋ 잠 설친 게 억울하기까지 했다.
이번에도 잘 해냈다고.. 칭찬해주시고..
난 정말이지 병원 선택을 너무 잘한 거 같다.
보통 머리가 있으면 양갈래로 묶고 뭐 이것저것 하겠지만.. 머리가 없는 나는 그냥 수술모자 뒤집어쓰고 이동침대에 누웠다.
서울성모병원은 보호자가 수술 대기실에 함께 내려갈 수 없어서 엘리베이터에서 엄마랑 손 꼭 잡고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하고..
수술 대기실에서 간단히 인적사항 확인하고 이전에 수술할 때 삽관 마취 후 목통증으로 고생을 했던지라 마취할 때 목통증 심하지 않도록 당부드린다는 말씀을 전달드리고 담당 선생님과 인사를 나눈 후 수술실로 들어갔다.
옮겨 누운 수술 베드는 차갑지 않고 따뜻했다.
수술방에 계신 분들 하나하나 믿음직스러웠고..
마취과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드린 후 눈을 감았다.
눈을 떴다.
난 회복실에 누워있었고 수술한 오른쪽 가슴 통증을 느꼈다. 진통제를 놔달라고 요청했다.
진통제가 맞자마자 서서히 줄어드는 통증
아프긴 했지만 그렇다고 견디기 힘들 정도는 아니었다. 허겁지겁 몇 시인지를 물어봤고
“12시쯤 되었어요”라는 답변에 난 깊이 안도했다.
수술하기 전 교수님께 수술시간을 물어보니
-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 : 병변(암이 있었던 조직) 제거 및 감시림프 제거에 1시간 반 소요
-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 병변(암이 있었던 조직) 상위림프 및 곽청술 진행 시 2시간 반 소요
라고 말씀하셨다.
12시.. 1시간 반이 소요되었다.
림프 전이가.. 없다..
감시림프절만 제거하고 수술이 끝난 것이다.
20분쯤 지나자 다시 통증이 느껴졌지만..
회복실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맞으면 또다시 20분을 회복실에서 대기해야 하기에 난 병실에서 일반 진통제를 맞기로 했다.
빨리.. 병실로 올라가고 싶었다
엄마가.. 보고 싶었다..ㅠ.ㅠ
병실로 복귀했다.
엄마가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우린 곽청술 없이 수술이 잘 끝났음을 확신하며 그렇게 고생했다..
잘했다.. 쓰다듬어 주었다.
통증이 참기 어려울 때는 진통제를 요청했고
병실에 올라오자마자 한번,
2시간 뒤 한번 이렇게 총 2번 맞고 더 이상 진통제도 맞지 않았다.
이가 시릴정도로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너무너무 먹고 싶었다.
4시간 뒤에는 물을 마실 수 있고
6시간 뒤에는 죽을 먹을 수 있다!!
갈증이 심할 때는 차가운 물에 거즈를 적혀서
입에 물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내 생명의 은인..
너무나도 감사한 내 주치의..
윤창익 교수님이 병실에 오셨고
감시림프 제거 결과 림프에도 암은 나오지 않았다고
하셨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회복 잘하고 최종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
수술한쪽 부위에 쿠션이나 베개를 받쳐주면 좀 더 편하다는 팁을 미리 들은지라 베개인형을 가져가서 받쳐주었다.
나처럼 부분절제(종양사이즈 2.8cm) + 감시림프 3개 제거의 경우 회복은 생각보다 엄청 빠르다.
수술직후 힘들고
6시간 뒤부터 가슴근육을 쓰는 움직임에 통증을 느끼는 정도고 진통제도 필요 없다.
먹는 진통제를 주기 때문에 그걸로 충분했다.
이제.. 드디어 내일 퇴원이다!!
쉼 없이 달려왔던 내 암치료!!
오늘 나는 또 하나의 치료과정을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수술 스케줄이 없는 날인데도
나를 위해 기꺼이 일정을 내어주신
윤창익 교수님
최선을 다해 날 치료해 주신
서울성모병원 모든 의료진분들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