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관해
무사히 현실로 복귀한 나는
팔을 쭉쭉 뻗어 가며 틈틈이 스트레칭도 해주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면서 무리하지 않고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
수술 후 최종 조직검사 결과를 듣기 하루 전
부신기능저하증으로 코르티솔 복용 용량 조절을 위해 내분비과 협진이 잡혀있었고 외래를 기다리며
그동안 외면해 왔던 의무기록지를 떼 보기로 했다.
삼중음성 3기
다발성 림프 전이
쇄골림프 전이
처음 항암 치료 시작 전 교수님께 너무너무 무서운 소견들을 들어왔었고 의무기록지를 보면 더 심각해질 것 같아 애써 보지 않았다.
항암이 끝나면 그리고 수술이 끝나면
그때 하나하나 정독하면서 내상태가 어땠는지
어떻게 앞으로 관리를 해나가야 할지 보기로 하고
미뤄두었던 의무기록 사본 발급을 해보았다.
거의 A4지 한통 분량!!
낯선 조직검사 결과지 용어들이 왜 다 읽히는 건데?
ㅋㅋㅋ 물론 완벽히 해석할 수는 없지만
왜 다 알 것 같은지..
생소하고 어려운 조직검사결과지는 온톨이라는 어플을 통해서 검사 결과를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에 검사결과를 쭈욱 훑어보던 그때
어? 어??
수술 후 최종 조직검사 결과지가 이미 나와있었다.
손발이 부들부들 떨리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살면서 이 두 단 어가.. 이렇게 기쁠 때가 있었나..
암이 없다.
암이 모두 없어졌다.
혹시 내가 잘못 보고 있는 것인지..
내가 잘못 해석하고 있는 것인지..
온톨 어플로 결과지를 다시 해석해 보았다.
얼마나 듣고 싶은 말이었는지..
치료를 시작하던 그날부터
그렇게 바라고 바랬던 완전관해가 이루어졌다.
아이처럼 바닥에 주저앉아 우는 엄마를 보고
영상통화를 하며 한없이 울던 동생을 보고
살았다며 안도하며 고생했다 하는 아빠를 보고
말없이 안아주던 동지를 보고
누구보다 기뻐하던 친구들과 지인들
그리고.. 나의 주치의 윤창익 교수님
서울성모병원 의료진
이 모든 사람들이 만들어준 감사한 기적이었다.
내일 교수님을 통해서
이 기쁜 소식을 들어야 되는데 어쩌다
미리 알아버려서 ㅋㅋ
엄마.. 우리 처음 듣는 거 같이 연기 잘해야 돼
하고 들어갔는데..
연기는 무슨..
교수님이 완전관해라고 고생했다고 말씀해 주시는 순간 엄마랑 나는 또 수도꼭지 오픈
정말 많은 고민 끝에 나는 후 항암 키트루다를 진행하기로 했다. 마지막 항암을 포기했기에 키트루다 매뉴얼인 선항암 8번 + 후 항암 9번 진행을 위해서는 10번의 키트루다가 남아있는 셈.
교수님은 오늘부터 바로 후항 키트를 시작하자고
하셨다.
항암 준비 하나도 안 하고 와서 ㅋㅋ
그냥 가발 벗고 후 항암 키트루다 시작!!
하필 ㅋ 옷도 회색이라.. 넘나 스님 같은걸 ㅋㅋ
표현하기 힘든 감사함들이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준 거 같다.
이제.. 난 더 이상 암이 없다.
완전관해!
이제 재발방지를 위한 플랜을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