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도 생활문처럼 쓰기 전에 [개요]를 작성해 보세요. 물론 글쓰기도 힘든데 굳이 개요까지 써야 하나 생각할 수 있어요. 개요를 생각해 내는데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글에 대한 구상을 미리 해두면 개요가 알려주는 방향에 따라 문장을 쓰는 것은 비교적 수월하게 흘러갑니다.
개요 작성에 앞서 [마인드맵]으로 마음속에 '책에 대한 지도를 그려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마인드맵은 줄거리 및 책 전반에 대해 되새기며 깊은 생각을 열어갈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에요. 학생들의 마인드맵을 예시로 제시해 드릴게요. 그런데 형식과 항목을 꼭 똑같이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책에 따라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유롭게 작성하면 되지요. 모든 게 괜찮습니다. 글쓰기에는 정답이 없으니까요.
자, 이제 독후감의 [처음]을 써 봐요. 모든 글이 그렇듯 처음은 어렵습니다. 일단 글이 시작되고 나면 어떻게든 다음 글은 이어가게 되는데, 문제는 첫 문장과 첫 문단이지요. 게다가 '독후감'이라고 하면 우선 어렵다는 선입견이 많기 때문에 더욱 첫 문장 쓰기를 어려워합니다. 자신만의 다양한 방식으로 처음을 쓰면 되는데, 아직 힘들다면 다음의 항목에서 도움을 받아 보세요.
1. 책을 통해 떠올릴 수 있는 키워드 중 3개 선택하기
: 1~3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독후감을 쓰면 되는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첫 문단의 내용으로 써 줍니다.
(가장 많이 쓸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면 좋아요!)
2. "인용글"로 시작
: 키워드와 관련된 인상 깊은 구절 + 글에 대한 생각
(예)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센 법이다."
서울이네 오빠는 이렇게 말했는데 나는 그 말에 동의한다.
3. 주제 관련 [책/기사/뉴스/영화/명언] + 생각
: 주제에 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그것을 써주고,
없다면 책이나 인터넷 등에서 자료를 찾은 후 요약해 주세요.
(예) 며칠 전 28년 간 좁은 철창에 갇혀 살던
‘바닐라’란 이름의 침팬지가
플로리다의 한 침팬지 보호구역에서
친구들과 새 인생을 살게 됐다는 기사를 보았다.
4. 주제 키워드와 관련된 질문으로 시작
: (예) 좋지 않은 기억은 모두 지워야만 할까?
나는 나쁜 기억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5. 주제 관련 [경험] + 책과 연결해 생각 쓰기
: (예) 얼마 전 베프와 싸웠다.
일주일째 말을 하고 있지 않은데
그래서인지 주인공 아라에게 더욱 공감이 되었다.
6. 책에 대한 의견이나 추천 + 이유
: (예) 이 책은 친구에 대한 고민에 도움을 주었다.
( + 뒷받침 문장 )
7. 책의 역사적 의의나 객관적 평가를 소개
: (예)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사랑받는 동화이자
다양한 공연으로 재탄생되고 있는 '긴긴밤'.
8. 작가나 주인공 소개
: (예) '눈물 상자'는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어른을 위한 동화이다.
9. 책 내용이나 특징을 요약
: (예) 이 책은 어려운 세계사를 흥미로운 주제와
그림을 통해 알기 쉽게 알려준다.
10. 읽은 동기 (꼭 쓰지 않아도 돼요!)
: 특별한 동기가 있어서 꼭 써야 할 때만 씁니다.
꼭 써야 한다는 생각에 "읽으라고 해서 읽었다."나
“숙제라서 억지로 보았다."와 같이 시작한다면
굳이 쓸 필요는 없지요.
11. [독후감 제목] 짓기
: 독후감을 쓰기 전에 미리 정해도 괜찮은데,
그렇게 하면 잘 떠오르지 않을 거예요.
독후감을 다 쓴 후에 내가 쓴 독후감의 글 중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나 중요한 생각을 담고 있는 문장을
제목으로 바꿔 주면 됩니다.
: (예) 진짜 어른, 제제
-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읽고
[학업 스트레스 없는 세상]
- ‘살아난다면 살아난다’를 읽고
“엄밀히 말하면 너는 죽는 거지.”
“그런데 왜 아빠는 그걸 하려는 거예요?”
“너의 심장은 다른 누군가의 심장이 되어 새로운 삶을 얻게 되니까.”
내가 만약 근호라면 아빠에게 정말 서운할 것 같다. 왜냐하면 근호의 아빠는 원래부터 근호와 잘 놀아주지 않았는데, 근호의 몸도 마음대로 기증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아빠였기 때문에 근호가 더 속상했을 것이다.
근호는 교통사고로 넋이 된 후 병원에서 영혼을 보는 할머니를 만나 가족과 소통하고 장기기증으로 형우를 살리게 된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인 ‘살아난다면 살아난다’는 어떤 것을 의미할까? 나는 자신의 원래 몸은 죽어도 일부가 다른 몸으로 살아갈 수 있어서 제목을 그렇게 지은 것 같다. 왜냐하면 근호도 죽었지만 형우와 다른 사람들에게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2017년부터 죽으면 자동으로 장기기증을 하는 법이 생겼다고 했다. 그런데 거부명단에 등록하거나 생전에 가족에게 문서로 거부의 뜻을 알리면 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처음에 이 기사를 읽고 나도 장기기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장기기증을 하는 사람보다 기다리다 숨지는 환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에 대해 부모님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엄마께서는 자기 자신은 괜찮지만 우리 가족이 하는 건 싫다고 하셨는데 나도 같은 마음이었다. 아빠께서는 자신의 몸을 누가 건드리는 것이 싫다고 하셨다. 생각해 보니 나도 내 몸에 손대는 것이 싫어서 나는 마음을 바꾸었다.
그래서 나는 근호가 영혼 보는 할머니를 통해 엄마에게 장기기증을 하라고 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몸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기증하라고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 아닐까. 또한 앞으로 근호가 형우의 심장이 되어 그동안 해보지 못한 것을 형우의 몸으로 느끼며 잘 살아가면 좋겠다. 또 근호와 형우의 가족들이 같이 살면 좋겠다. 근호의 가족이 근호의 심장을 가지고 있는 형우를 더 자주 볼 수 있고 서로 힘을 합치면 더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이 세상이 너무 힘들어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근호도 결국은 공부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사고가 난 것이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가 중학교 때 처음 배운 영어를 유치원 때 배우는 아이들도 있고, 초등학생인데 학원을 10개 넘게 다니는 학생도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더 이상 근호처럼 학업스트레스 때문에 힘든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 마인드맵과 글의 주인공인
나의 제자 '채랑, 아윤, 하연'이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